2차 파업 앞둔 현대중공업, 우울한 명명식

입력 2014-12-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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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고객에게 신뢰 잃을까 우려

▲궈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왼쪽)이 26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직원들에게 파업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중공업)
지난달 27일. 20년 만에 파업에 나선 현대중공업 노조가 가두 행진을 하고 있을 때 울산공장에서는 주요 고객이 발주한 선박의 명명식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사지르(Sajir)’란 이름의 이 선박은 유나이티드아랍시핑컴퍼니(UASC)가 2013년 발주한 컨테이너선이다. 선박 규모는 1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다. 국내 선사들의 주력 선박이 1만3000TEU인 것을 고려하면 이날 현대중공업이 고객에게 인도한 선박은 대형 컨테이너선이다.

특히 사지르는 친환경 기능을 갖춘 것이 고객사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지르는 환경 규제 강화를 대비해 세계 최초로 선박 연료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변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명명식에서 “연료 효율은 컨테이너선의 발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UASC와 함께 해 기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UASC와 돈독한 신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인 1만8000TEU급을 추가 수주했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이 이 회사에서 수주한 규모는 20억 달러(약 2조2200억원)가 넘는다.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내년 1월에는 세계 1·2위 해운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의 MSC의 해운동맹 2M이 출범한다. 이를 계기로 세계 해운사는 1만8000TEU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 강도를 높이는 것이 추가 수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4일 2차 부분 파업에 나선다. 파업 시간은 1차 때와 같은 오후 1시부터 4시까지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노사 협상이 장기화돼 파업 강도가 높아지면 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겠나”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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