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22ㆍ화성시청)가 주목받고 있다. 종목 전향 3개월 만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2관왕 박승희는 지난 8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 총 7차례의 공식 레이스를 펼치며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승희는 지난달 22일 공인기록회를 통해 정식 데뷔해 500m에서 41초00을 기록했다. 이어 29일 열린 전국남녀 종목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권대회 겸 대표 선발전에서는 1차 레이스 40초49, 2차 레이스 40초19를 기록하며 단 일주일 만에 0.81초를 단축했다.
박승희는 또 14일 일본 오비히로에서 열린 2014~2015 국제빙상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레이스에서 39초33, 2차 레이스 39초05로 또 다시 기록을 단축, 디비전B(2부리그) 출전선수 12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결국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 정식 대회에 나선 지 한 달도 안 돼서 무려 1초95를 단축하며 디비전A 출전권까지 따냈다.
22일 서울 공릉동 태릉 국제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에서는 1차 레이스 39초14, 2차 레이스 39초3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 다시 한 번 가능성을 입증했다.
‘빙속 여제’ 이상화(25ㆍ서울시청)가 불참한 1000m에서는 ‘톱1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23일 열린 여자 1000m에서 1분18초57의 기록으로 10위에 오른 박승희는 불과 한 달 보름 전에 같은 경기장에서 세운 1분20초40을 2초 가까이 단축했다.
전문가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쇼트트랙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 선수라도 경기장과 장비·기술 등 적지 않은 변화에 이렇게 빨리 적응한 선수는 유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승희의 성공 가능성은 내년 여름은 가봐야 알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릭 바우만 코치는 “박승희는 원래 재능이 많은 선수”라며 “짧은 시간에 정말 많은 발전을 이뤘다. 내년 여름까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얼마나 상위 선수들과 격차를 줄일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내년 여름 훈련을 하다보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승희는 또 “스피드스케이팅은 직선구간에서 중심을 이동시키는 것을 중요하다”며 “코너 구간에도 변화를 주려고 하는 데 남자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따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