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이 세계 1위를 자랑하면서 태국 경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성형수술을 태국에서 받은 한 호주인은 “비행기 값과 호텔 숙박비용을 합해도 태국에서 드는 돈은 1만5000호주달러로, 모국에서의 비용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이곳 의사들의 실력은 뛰어나 마치 20년은 더 젊어진 것 같다. 게다가 2주의 환상적인 휴가를 즐겼으며 병실도 5성급 호텔 같았다”고 극찬했다.
황금빛의 사원과 따사한 햇볕이 있는 해변, 미국에서 승인받은 의료기술과 낮은 비용 등이 태국 의료관광이 각광을 받는 이유라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의료관광 전문 컨설팅업체인 미국 ‘국경 없는 환자회’는 지난해 의료관광으로 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180만명에 달하며 이는 세계 1위라고 설명했다. 태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관광으로 유입된 돈이 47억 달러(약 5조2000억원)에 달한다. 국경 없는 환자회의 조세프 우드먼 설립자는 “슈퍼리치들에게 여전히 미국이 첫 번째 선택지”라며 “그러나 적정 비용에 의료관광을 하려는 모든 이에게 의심할 여지없이 태국은 1위”라고 말했다.
태국은 지난해 격렬한 거리시위와 군사 쿠데타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의료관광이나 제조업, 농업 등이 굳건하게 버티고 있어 투자자들의 태국 경제에 대한 신뢰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 태국증시 SET지수는 2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MSCI신흥시장지수가 1.7%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의료관광에 힘입어 태국증시 내 15개 병원주는 올 들어 무려 54% 뛰었다.
마크 모비어스 템플턴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군사정권이 경제를 움직이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좋다”면서 “132억 달러 규모 템플턴아시안그로우스펀드에서도 태국은 중국, 인도보다 비중이 더 크다”고 말했다.
현 국왕의 아버지가 1927년 하버드 의대를 졸업했을 정도로 태국이 의료 부문에서 발전을 꾀하려 한 지는 오래됐다. 그러나 태국 의료관광이 글로벌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1997년 범룽랏병원이 500병상 규모의 국제병원을 짓고 나서부터라고 통신은 소개했다. 병원이 문을 열고 나서 6개월 뒤에 외환위기가 터져 국내 부자고객을 끌어오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2001년 9ㆍ11 테러로 미국과 유럽 등의 출입국이 엄격해지자 중동 고객들이 태국을 찾기 시작했다. 이 병원에서 중동 환자는 지난 2002년 2만명에서 현재 13만명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