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대기업집단 소속 계열사들의 내부 자금 차입거래 공시건수는 330여건으로 3년 전과 비교해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자금거래 총액도 3조4660억원으로 3년 전과 비교해 3배가량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178건에 머물던 계열사 간 자금거래 공시건수는 이듬해 297건, 2012년 545건으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2013년에도 500건이 넘었다. 그만큼 계열사 간 내부 차입거래가 늘었다는 의미다.
거래금액 총액은 2010년 8110억원에서 2011년 2조2000억원, 2012년 3조9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내부 차입거래에 대한 이자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이뤄진 대기업 계열사 간 내부 차입거래에 적용된 평균 이자율은 6.40%다. 이는 지난 2010년 8.3% 수준과 비교해 2%포인트가량 낮아진 수치다.
특이한 것은 소규모 단위의 단기성 자금 거래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자금거래 중 절반가량이 10억원 미만이다. 게다가 3년 전에는 찾기 힘들었던 1억원 미만의 자금거래도 1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는 일부 주력 계열사들은 쏠쏠한 이자 수익을 남기고 있다. 한진해운의 자금 지원에 나섰던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200억원의 이자수익을 남겼다. 이는 전반기 100억원과 비교해 2배가량 많은 금액이다. 또 대한항공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의 14%가 자금거래를 통해 올린 이자수익이다.
대성합동지주도 현금 사정이 나은 대성산업가스로부터 4%대에 돈을 빌려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대성산업에 6%대의 이자로 대여했다. 자금 대여 규모가 1500억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30억원이 넘는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2년간 대성합동지주의 영업이익인 20억~30억원과 같은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단기성 자금 회전인 경우 은행보다 비용과 담보 제공 등의 부담이 적은 계열사 간 거래가 수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