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에 담담한 표정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국내 주요 전자 기업들은 이미 낮은 관세율이 적용(반도체ㆍPC 제품은 폐지)되고 있으며, 현지 생산이 많다는 점에서 이번 한중FTA 타결에 큰 소용돌이는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전자 업체들이 중국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제품은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관세 철폐 등 무역정책 변화가 중국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첨단산업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정보기술협정(ITA) 때문에 FTA에 상관 없이 이미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 품목도 있는 만큼 큰 수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휴대전화,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중국에서 직접 생산해 현지에 판매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첫 중국 메모리반도체 공장을 완공했으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첫 중국 LCD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LG전자도 중국에 스마트폰을 비롯한 대부분 제품 공장을 갖추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 중국 LCD 공장이 가동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는 모두 "중국 판매 대부분 제품은 현지 생산인 만큼 한중FTA의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는 가격 경쟁이 치열한 소형 가전 부문이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값싼 중국 정보기술(IT)·가전제품 수입 물량이 늘어날 경우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
중국 IT·가전업체들은 최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한국 시장 진출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품질과 브랜드 면에서 한국 제품에 크게 뒤처지지만, 보급형 제품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중국 제품들이 쏟아져 들어오면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형 가전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소형 가전에 대한 기술격차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값싼 중국 제품에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