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경기부양을 위해 필요하다면, 전면적인 양적완화 등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도입할 준비가 됐다고 6일(현지시간) 강조했다.
그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금융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정책위원회 위원들이 경기부양에 대해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ECB는 앞서 지난달 커버드본드 매입을 시작했다. 또 올해 안에 자산유동화증권(ABS)도 사들일 계획이다.
드라기 총재는 또 ECB가 최소 2년 동안 채권 매입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ECB의 재무제표는 지난 2012년 초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의 이날 발언에 대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발렌틴 마리노프 씨티그룹 주요10국(G10) 외환 투자전략 헤드는 “ECB는 시장의 기대를 감안해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며 “이는 유로의 약세 재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드라기 총재의 발언 이후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0.6% 급락한 1.2409달러를 기록했다. 장 중에는 지난 2012년 8월 이후 최저치인 1.2396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ㆍ엔 환율은 142.55엔에 거래됐다.
시장은 특히 ECB 정책위원회 위원들이 경기부양에 대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피터 킨셀라 코메르츠방크 외환 투자전략가는 “ECB 정책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뜻을 모았다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라며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ECB는 광범위한 양적완화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0.05%로 동결했다. 예금금리는 마이너스(-)0.20%로 유지하고, 한계대출금리는 0.30%로 고수했다.
이날 금리 동결은 전문가들의 전망에 부합하는 것이다.
ECB는 앞서 지난 9월 기준금리를 0.15%에서 0.05%로 끌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