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 포인트는 수입차로 기운 30~40대의 마음을 아슬란으로 돌아서게 할 지, 같은 회사의 ‘제네시스’와 ‘그랜저’ 사이에서 아슬란이 얼마 만큼의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다.
참기 힘든 궁금증을 핑게로 이투데이가 언론을 대상으로 한 공식 시승 행사보다 하루 먼저 아슬란을 만났다.
3일 서울 일대에서 시승한 모델은 ‘아슬란 3.3ℓ 프리미엄’. 혹자는 몇 년 전 화제의 인기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 빗대, 아슬란을 ‘얼굴에 점 하나 찍은 그랜저’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점 하나로 그랜저가 아슬란이 될 수 있을까. 아슬란은 그랜저와는 한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감동을 기자에게 줬다.
현대차가 아슬란의 최대 장점으로 꼽은 바로 정숙성이다. 시승 내내 급가속을 해도 운전석 이외에는 별 다른 엔진음이 들리지 않았다. 정차하고 있을 때는 계기판을 보지 않으면 시동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엔진음을 거의 들을 수 없었다. .
차량 소음은 차축을 통해 전달되는 구조 전달 소음과 외부를 통한 공기 전달 소음으로 나뉜다. 아슬란은 차량 내부 뿐 아니라 유리에 차음재를 압축 장착해 소음 전달을 최소화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도심에서는 내비게이션의 좌우ㆍ회전 안내가 잦으면 때론 헷갈려 제 때 차선을 바꾸지 못한다. HUD는 이런 우려를 덜어준다. 굳이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려 내비게이션을 보지 않아도 된다. 전망을 주시하면서 언제 우회전을 해야 하는지 전면 유리를 통해 쉽게 인식할 수 있다. 또 주행 방향과 속도만 알려주는 수입차의 HUD와 달리, 주요 주행정보와 과속 단속 카메라의 위치까지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또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에 따라 헤드램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어댑티브 헤드램프(AFLS)’를 탑재한 것도 안전을 배려한 아슬란의 강점이다.
렉시콘 사운드는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된 사양이다. 음질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HUD와 AFLS 등이 운전자를 위한 ‘편의 사양’이라면 렉시콘 사운드는 힐링을 위한 ‘감성 사양’이다. 페라리와 마세라티에 적용된 렉시콘 사운드를 적용한 국내 브랜드 차량은 아슬란이 유일하다.
디자인은 전면부 하단의 인테이크 그릴과 안개등이 일직선으로 이어진 것이 인상적이었다. 현대차의 최근 디자인 경향인 헥사고날 라디에이터 그릴이 역동적인 인상을 풍겼다면, 직선의 인테이크 그릴과 안개등은 차체 전면부를 중후함으로 재창조했다.
모든 차가 그렇듯이 100% 만족이란 것은 없다. 대형차이긴 하지만 최근의 고연비 추세를 생각할 때 9.5km/ℓ의 연비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슬란 구매 타깃인 40대 중반에서 50대 후반의 남성이라면 연비에도 민감하다. 현대차는 아슬란의 상위 모델인 제네시스 3.3의 연비인 9.4km/ℓ와 다소나마 변별성을 주었어야 한다.
연비와 달리 가격 책정은 합리적으로 보인다. V6 3.0ℓ GDi 모델인 ‘G300 모던’이 3990만원으로 책정됐다. 3.3ℓ 모델은 △G330 프리미엄 4190만원 △G330 익스클루시브 45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