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와 유사한 양적완화(QE)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ECB는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은행권이 발행한 채권을 매입하는 등 이틀 연속 주요 회원국의 커버드본드를 사들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앞서 지난 9월 밝힌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ECB는 전일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럴과 BNP파리바를 포함해 스페인 은행권이 발행한 커버드본드를 매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성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다, 유로존 전체에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ECB가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ECB가 유통시장에서 회사채를 매입하는 등 미국식 QE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고 투자전문매체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오는 12월 회사채 매입을 결정하고, 내년 초 매입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보도가 사실이라면, ECB는 사실상 완전한 QE에 나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스틴 헤이그 호바트캐피털마켓 트레이더는 “ECB는 느리게 움직이고 있으며, 아직 미국식의 QE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ECB는 시장과의 대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ECB가 완전한 QE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아직 섣부르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ECB의 한 관계자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정책위원회는 (회사채 매입과 관련) 아직 결정을 내린 것이 없다”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ECB가 아직 회사채 매입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일정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시장은 ECB의 본격적인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로 일제히 상승했다.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가 1.68% 오른 것을 비롯해 그리스 아테네증시가 5.6% 치솟았고, 이탈리아 밀라노증시는 2.79%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