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결제시 출력되는 영수증이 버려지면서 개인정보 유출 뿐 아니라 연간 수천억원의 비용이 낭비되고 있지만 카드사들과 가맹점들은 여전히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카드 소액결제 비중의 확대와 결제알림문자메시지(SMS) 보편화로 영수증을 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또 신용카드 영수증은 거의 전량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어 관련 비용이 연간 약 2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시 발급되는 영수증에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이 여러 장의 영수증을 함부로 버릴 경우 금융피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도 카드업계나 밴(VAN)사, 가맹점 등은 여전히 미온적인 반응이어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BC카드는 지난 2012년 5월부터 국내 카드업계 최초로 ‘신용카드 영수증 미출력제도(페이퍼리스, Paperless)를 시행하고 있지만 가맹점의 신청이 저조해 확산이 되지 않고 있다. 이 제도는 종이 영수증을 회원이 필요한 경우에만 출력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현재 △CU △바이더웨이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과 △탐앤탐스 △슬립리스인시애틀 △에스프레사만테일리 △뉴욕핫도그&커피 등 커피전문점을 비롯해 △서울대학교 △중앙대학교 △하이플러스(하이패스) 등 총 2만2000여 매장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BC카드의 지난해 가맹점 수가 252만개인 것을 감안하면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주요 카드사는 그나마 이런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한 대형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에게 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으면 항의하는 고객들이 있을 수 있어 소비자의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종이 전표에 대한 저항이 만만치 않아 당장 없애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