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도중 환자가 의사도 모르게 마취에서 깨는 사례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 최신 연구결과 전신마취 상태에서 수술 도중 환자가 마취상태에서 깨어나는 사례는 1만8천건의 수술 중 1건으로 나타났다면서 많게는 500건 중 1건에서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한다는 기존 연구결과도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지난 2012년부터 영국과 아일랜드 내 모든 병원의 마취 전문의들이 수술 중 마취에서 깨어났다고 환자가 의료진에게 보고한 사례를 기록한 것에 자극을 받아 이 같은 사례 300건을 조사하고 환자와 관련 의사들을 인터뷰했다.
이번 연구 보고서의 제1저자인 옥스퍼드대학 병원의 자이딥 팬디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가장 두드러진 발견은 수술 중 마취에서 깨어났을 때의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은 통증보다는 마비감이라고 밝혔다.
팬디트 박사는 "통증은 이해할 수 있지만 우리 가운데 극히 일부만이 마비상태가 어떤 것인지를 경험한다"면서 수술 도중 마취상태에서 깬 환자들은 "살아서 매장당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12살 때 치과 수술 도중 마취에서 깨어나 의식이 돌아온 샌드라라는 이름의 여성은 당시의 경험을 회상하며 "내가 곧 죽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취의사가 내게서 영혼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제거한 것처럼 아무것도 다시 시작되지 않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에서 환자가 수술 중 마치에서 깬 사례의 대부분은 수술이 시작되기 전이나 수술이 끝난 후 발생했지만 이런 경험을 한 환자의 51%에서 고통을 유발했다.
이런 경험을 한 환자들은 마비감 외에도 통증과 숨이 막히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영국 셰필드에 있는 오열 핼럼셔 병원의 마취 전문의 존 안드레이조프스키는 수술을 위한 신경 절단을 막으려면 종종 전신마취가 필수적이라면서 수술 중에는 두피 전극을 통해 뇌의 활동을 기록하는 모니터장치를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그러나 팬디트 교수는 이 같은 장치가 환자의 의식상태를 확실히 알려주지 않으며 해석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