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舊 한라건설)가 만기도래한 회사채 800억원을 또 다시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했다. 이로써 한라가 지난해 8월부터 4차례에 걸쳐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한 회사채 금액은 3260억원에 달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라는 지난 24일 만기도래한 800억원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했다. 자체자금으로 260억원을 상환하고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540억원을 차환했다. 이 중 41억원은 전환사채로 발행됐다. 한라가 작년 제도 도입 이후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차환한 회사채 규모는 3260억원이다.
일각에서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의 인기로 BBB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한라는 회사채 신속인수제에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총자산의 60% 이상을 국내채권에 투자하고, 30% 이상은 BBB+ 이하 하이일드 채권 또는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는 ‘공모주 우선배정 효과’에 힘입어 지난 8월 출시 5개월 만에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가 인기를 끌자 덩달아 BBB등급 회사채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BBB등급 회사채 발행이 줄을 잇고 있는 데도 같은 BBB등급인 한라는 회사채 신속인수제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란 지적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BBB급에서 노루페인트, 이랜드계열사 등 업종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나은 곳은 하이일드펀드 때문에 자금 조달 환경이 좋아진 편이지만 건설, 해운 업종은 하이일드펀드에도 담으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신속인수제에만 기대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라는 지난해 부실 사업장의 대손충당금 설정 등으로 영업손실 2507억원, 당기순손실 4281억원을 기록하며 유동성 위기를 고조시켰다. 단 올 상반기에는 325억원의 영업이익, 41억원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 전환했다.
회사채 신속인수제는 만기도래 회사채 금액 중 20%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상환하고 나머지 80%에 대하여 6:3:1의 비율로 신용보증기금, 채권은행 및 회사채 안정화펀드에서 각각 인수하여 기업의 회사채 차환발행을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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