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같은 언어와 문화,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남과 북이 유엔에 2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그 자체로 유엔의 설립 목표와 가치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세계 유일의 분단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세계가 함께 나서 주시기 바란다”고 남북 통일에 대한 지지를 각국에 호소했다.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에 대한 협조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DMZ 생태계는 남과 북이 하나이고, 남과 북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웅변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유엔 주도하에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전쟁 당사자들이 참여해 국제적 규범과 가치를 존중해 (DMZ)공원을 만든다면 그것은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통일의 시금석이 되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015년도 예산안에 DMZ평화공원 조성 예산으로 394억원을 배정한 상태다.
박 대통령은 또 북핵 문제와 관련, “북한은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감행한 유일한 국가”라며 “(핵을 포기한다면)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 경제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일본의 위안부 문제를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으로 표현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한 부분이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분쟁지역에서 고난을 겪고 있는 여성과 아동들의 인도주의적 피해 방지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다만 한·일 외교장관 회담 개최 등 양국이 관계개선을 시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본의 위안부 역사인식 문제 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다.
한편 박 대통령은 캐나다 국빈 방문과 유엔총회 등 지난 20일부터 닷새간 강행군을 이어가다 결국 컨디션 조절을 위해 수액주사(링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전날 밤 체력 소진을 우려한 수행 의료진의 권고로 받아들여 이런 조치를 취했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