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한전부지의 새 주인이 됐다는 소식에 대부분의 계열사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현대글로비스와 현대건설은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전력은 18일 서울 삼성동 부지 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입찰가 10조5500억원을 써낸 현대차그룹 컨소시엄(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낙찰이 결정된 뒤 컨소시엄을 구성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뿐 아니라 그룹 계열사의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현대차그룹이 써낸 한전부지 입찰가가 감정가(3조3346억원)의 3배 이상인 데다가 부지 매입 비용에 개발 비용까지 더할 경우 한전부지에 투자되는 비용이 2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날 전일보다 9.17%(2만원) 하락한 19만8000원에 마감했다. 장 중 한 때는 19만6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각각 7.80%, 7.89%의 하락세를 보였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대부분 급락한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글로비스와 현대건설은 주가가 상승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전일보다 2.62%(8000원) 상승한 31만3500원에 이날 장을 마쳤다. 현대건설 역시 2.67%(1700원) 오른 6만5300원을 기록했다. 장 중에는 6만59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상승에는 향후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31.88%(1195만4460주)를 보유하공 있다.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이후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다면 현대글로비스가 부각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이 낙찰받은 한전부지의 개발 사업에 시공사로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가 조성되며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대차그룹에 삼성동 부지를 매각한 한국전력은 이날 전일보다 5.82%(2550원) 상승한 4만6400원을 기록했다. 장 중에는 4만7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동 부지 매각 대금 10조5천500억원 가운데 장부가를 고려하면 매각 차익이 8조원 안팎이 될 것"이라며 "매각 차익 전액을 부채 상환에 쓰면 한전이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7%인 부채비율이 177%로 30%포인트 하락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