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규제개혁위원회가 실시하기로 한 단통법 세부 고시안에 대한 심사가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휴대전화 보조금제 합리화, 보조금 분리 공시 및 분리요금제 시행 등이 핵심 내용인 단통법 고시는 규제개혁위 심사를 통과해야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분리공시제 시행 여부를 놓고 업계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심사까지 지연돼, 이 제도가 시행조차 못해보고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분리공시제는 단말기 제조사 장려금과 이동통신사 지원금이 합산된 보조금을 소비자가 구분할 수 있도록 분리해 공시하도록 마련된 방안이다. 제조사 장려금과 통신사 보조금이 분리 공시될 경우 소비자는 통신사를 통하지 않고 구매한 단말기 또는 구형 단말기를 가지고도 이통사 보조금 만큼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휴대폰 제조사인 삼성전자는 분리공시제 도입을 놓고 “분리요금제가 시행되면 국내·외 마케팅 비용 등 영업비밀이 노출된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이통3사, 제조사 팬택은 소비자 이익 증진과 단말기 출고가 인하 효과 등을 이유로 찬성, 삼성전자와 같은 입장을 고수했던 LG전자도 최근 들어 찬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부 내부에서도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는 분리공시 도입에 반대하고 있어 주무부처인 미래부와 방통위가 난처한 입장에 처해있다.
게다가 분리공시제와 함께 단통법 핵심 사안인 보조금 상한선도 미정이다. 단통법 고시에는 휴대폰 보조금 상한선을 25만∼35만원 범위 안에서 6개월마다 조정한다는 규정이 담겨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고시 미확정으로 관련 작업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결과적으로 단통법 주요 사안들에 대한 결정이 올스톱 된 상태다. 당장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단통법 고시안 결정이 더 늦어지면 반쪽짜리 법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