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12일 오후 2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낸 건보공단과 피소된 담배회사의 소송대리인을 불러 변론을 들을 예정이다.
이번 소송의 쟁점은 담배가 암 발병의 원인이 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개인이 제기한 ‘담배 소송’은 모두 4건으로, 승소한 전례가 없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객관성을 확보한 대규모의 내부 빅데이터를 활용해 흡연과 암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와 그간 전직 담배회사 직원들을 상대로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소송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담배회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담배 유해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표지상 결함'을 지적하고, 담배에 들어간 첨가물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탄수화물 등이 심각한 중독으로 이어져 소비자 선택권을 사실상 제한했다 등의 주장을 펼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 소송을 맡은 법무지원실 안선영 변호사는 "앞으로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에 대한 진실이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변론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담배회사들은 소송대리인을 통해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담배회사들은 개인이 아닌 공공기관과 진행하는 담배 소송인만큼 대형 로펌을 앞세우며 준비를 하고 있다. 필립모리스코리아는 김앤장을, KT&G는 법무법인 세종을, BAT코리아는 법무법인 화우를 소송대리인으로 내세웠다.
담배회사들은 답변서에서 "담배의 결함이나 담배회사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이미 대법원이 근거 없다고 판단해 더 이상의 판단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면서 "건보공단이 직접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배소송을 할 수 없는데도 다른 정치적인 이유로 무리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담배의 중독성과 관련해서도 "흡연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개인 의지로, 누구나 자유의지로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측은 "이번에 제출된 담배회사들의 답변내용은 1990년대 초반까지 미국 담배소송에서 담배회사들이 주장했던 논리와 같다"면서 "그 이후 미국 상황이 변했는데도 과거주장을 반복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건보공단은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국민건강을 증진하고자 지난 4월 14일 담배회사 ㈜KT&G, 필립모리스코리아(주), BAT코리아(주)(제조사 포함)를 대상으로 537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건보공단은 내부 및 외부 변호사로 소송대리인단을 구성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