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과제인 창조경제 핵심 사업으로 꼽혔던 ‘무한상상실’이 개소 1년 만에 사실상 방치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본적인 운영 방식과 기기 운용에서 여전히 미숙한 면을 드러내는가 하면, 안내책자의 설명과 실제의 내용이 달라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국립과천과학관내 무한상상실은 7일 방학기간인데도 정적만 흐르고 있었다. 최신의 3D프린터와 레이저 커터기 등은 멈춰있었고, 안내 직원 한 명만이 입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해 8월 미래창조과학부는 무한상상실을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과천과학관에 무한상상실 1호를 개소했다. 국민들이 무한상상실을 통해 각종 디지털 제작기기를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일반인들의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하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현재까지 우체국 등 전국 17곳에 설치돼 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무한상상실 중 1호이면서 규모가 가장 큰 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은 총 160㎡의 공간에 ‘상상회의실’과 ‘상상공작실’로 꾸며졌다. 내부에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3D 프린터실과 레이저 커터실, ICT S·W실 등이 자리했다. 하지만 잘 갖춰진 공간을 국민 누구나 사용할 수는 없었다. 무한상상실 내부를 둘러 볼 수도 없을 뿐더러, 유리창 너머로 전시돼 있는 기기들을 보기위해서는 입장료를 지불하고 관람권을 끊어야 했다.
무한상상실을 둘러보려 하자 과학관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주말에만 이용이 가능하다”며 “무한상상실 관람도 정식으로 과학관 표를 끊고 들어가 반대편 유리벽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한상상실은 설치돼 있는 기관의 근무일 대부분 문을 열고, 전화나 현장접수시 언제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게 그동안 미래부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과천과학관의 경우 주말에만 사전 예약을 통해 이용자를 받았고, 중앙과학관은 전화를 통한 예약만을 받고 있었다. 또 2시간 마다 이용시간을 나눠 10명씩 함께 교육과 기기들을 이용해야 했기 때문에 세세한 안내까지는 받기 어려워 보였다.
과천과학관 관계자는 “평일에는 일반 국민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며 “관람도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이용도 온라인을 통해 신청 후 주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치된 무한상상실 안내책자에는 주중에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적혀 있어 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과천과학관의 무한상상실 이용자 수는 많지 않다. 지난해 생긴 7개의 무한상상실 이용자수는 1만5000명 수준으로 집계됐지만, 이들 인원에 대한 집계도 수작업으로 이뤄졌고 실제 기기를 이용한 사람들만이 아닌 단순 방문자까지 모두 더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
한편 미래부는 무한상상실을 오는 2017년까지 전국 227개 시군구 단위까지 설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