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가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북동부 포르탈레자에서 제6차 정상회의를 갖고 자체 개발은행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정상회의에는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ㆍ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ㆍ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ㆍ시진핑 중국 국가주석ㆍ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 5개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브릭스 5개 회원국은 각각 100억 달러(약 10조2700억원)씩 출자해 500억 달러의 초기 자본금으로 브릭스 자체 개발은행 ‘신개발은행(NDB)’은 조성하고 5년 안에 자본금을 1000억 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상하이에 NDB의 본부가 들어서며 초대 총재는 인도 출신 인사가 맡기로 했다. 브릭스 5개국 외 유엔 회원국은 NDB에 참여할 수 있으며 5개 회원국이 5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해 운영의 주도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이날 정상들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위기대응기금도 설치 협정에도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후 “이 메커니즘(개발은행ㆍ위기대응기금)은 브릭스 국가가 경제를 금융위기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하는 전제조건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뜻을 내보였다.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도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소식에 신흥국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많은 신흥국이 개발은행에 참여 의사를 밝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릭스는 NDB 설립과 위기기금 설치를 통해 앞으로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NDB 설립과 위기기금 설치를 주도하면서 미국 주도의 세계 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러 한계 때문에 서방 주도의 금융체계를 NDB가 뒤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칭화대 중국ㆍ세계경제연구센터의 위안강밍 교수는 “신개발은행의 초기 자본금이 500억 달러에 불과하고 폐쇄적인 성격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서방 주도의 금융체계를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브릭스 회원국 간 견제와 중국이 앞으로 나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참여국 지분이 엄격히 통제되고 중국의 투자비용이 억제됐다”며 “이는 NDB의 규모 확대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