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골프장, 세월호 여파 장기화 조짐에 한숨

입력 2014-07-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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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골프장이 끝도 없는 불황 터널을 지나고 있다. 골프장 증가와 회원권 가치 하락에 따른 입회금 반환 대란으로 골머리를 앓던 골프장업계가 또 다시 직격탄을 맞았다. 세월호 참사와 FIFA(국제축구연맹) 브라질 월드컵 때문이다.

김계환 한국골프컨설팅 대표는 “전국 대부분 골프장이 지난해보다 못한 실적을 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월드컵이 원인이지만 당초 예상보다 불황은 길어지고 있다. 특히 세월호 여파가 골프장업계에 미묘하게 악영향을 미치면서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골프장의 불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회장 박정호)가 발표한 2013 전국골프장 내장객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골프장의 내장객 수는 2012년(2860만5166명)보다 8.6% 늘어난 3105만7645명이다.

그러나 전체 내장객 수에 골프장 홀 수를 나눈 홀 당 내장객은 1.7% 증가에 그쳤다. 골프장 내장객은 매년 꾸준히 늘고 있지만 골프장 과잉공급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골프장 불황을 가장 혹독하게 체감하고 있는 곳은 전남과 제주 등 지방 골프장이다. 세월호 사고 이후 인바운드 여행사를 대상으로 1박2일 골프패키지 설명회를 계획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공무원의 골프 자제 등 현실적 어려움이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매년 꾸준히 내장객 증가율을 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기후 환경과 저렴한 그린피 덕이다. 한겨울에도 비교적 따뜻한 기온을 유지할 뿐 아니라 그린피가 저렴해 골프와 관광을 동시에 즐기려는 사람들이 즐겨찾기 때문이다. 또 다른 지역 단체 내장객들에 대한 할인과 다양한 골프대회 유치로 내장객 폭을 넓힌 것도 내장객 증가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제주 지역 골프장은 중국 단체팀 유치를 통해 내장객 폭을 넓혔다. 또 평생회원권 분양 등 차별화 마케팅으로 기존에 없던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프로골프대회를 유치를 통한 관광객 유치 전략도 눈에 띈다. 올해 처음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오라CC·18일~20일) 등 굵직한 대회들이 예정돼 있는 만큼 관광객·내장객 유치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도권 골프장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세월호 여파를 비교적 적게 받았고, 마른 장마까지 더해 여름에도 정상영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유승영 회원권114 대표는 “세월호 사고 이후 대부분 골프장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 골프장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마케팅이 눈에 띈다. 대부분 사람들이 저렴한 그린피를 선호하는 만큼 지방 골프장은 높은 경쟁력을 지녔다. 변수는 있지만 하반기에는 정상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국 골프장이 세월호 여파로 불황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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