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의 대표주자 브릭스(BRICS,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ㆍ남아프리카공화국)가 미국 중심의 글로벌 금융체제에 반기를 들며 오는 2016년까지 자체적인 금융체제 구축에 나선 것이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의 ‘자업자득’이라는 평가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성장률 강화의지를 표명하고 IMF 쿼터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져 IMF는 지난 2010년 12월 ‘중국을 3대 쿼터 보유국으로 격상ㆍ 브릭스 국가 및 신흥국 의결권 확대ㆍ미국 집행위원회 영구이사 추천권 박탈’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IMF 개혁안을 의결했다.
IMF 최대 지분을 가진 미국 의회는 2012년 대선을 이유로 법안심의를 연기한 것에 이어 올해 회계연도 예산안 협상에서 결의안 승인을 공식 거부했다.
이는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IMF에서 자국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것을 우려한 것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기존 체제를 유지하려 한다는 비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IMF도 1일(현지시간) 자체보고서를 통해 “IMF가 여전히 부자나라의 모임으로 비치고 회원국들이 하는 조언을 객관적으로 듣고 있지 않다”고 반성했다.
IMF가 선진국에만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회원국들의 비판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IMF 내부 감사를 담당하는 독립평가국(IEO)은 지난 10년간 IMF가 단기간에 목표 달성에 실패한 사례 분석과 188개 회원국의 다자간 대여 감독을 평가하는 보고서에서 “그리스ㆍ아일랜드ㆍ포르투갈 등 어려움을 겪는 유로지역 국가에 이들의 경제력보다 훨씬 많은 예산을 지원해 주요 이사국들이 더 관대한 대우를 받는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