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 회원은 최근 1년 사이 250만여명이 늘었다. 현재 회원수만 1250만명이 넘는다. 국민 4명 중 1명이 회원으로 등록한 셈이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불황형 소비가 활기를 띠고 있다는 방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시장 규모는 10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접근성이 좋고 거래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온라인거래가 80% 안팎을 차지한다. 특히 최근 중고거래는 양적 팽창과 함께 품목, 판매방식에서도 다양화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마켓 업계는 알뜰고객을 잡기 위해 신뢰성과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신제품과 동일하게 중고품에 대해서도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 등 안전거래시스템을 적용하고,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11번가는 중고상품에 대해서도 ‘안심구매서비스’ 제도를 도입해 최대 11만원까지 AS비용을 보상하고 있으며, 옥션은 옥션 이머니와 포인트를 중고장터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고객 신뢰가 쌓이면서 고가 제품도 중고로 거래된다. 11번가가 이달까지 진행하는 ‘중고 오토바이&자전거’ 기획전에는 1800만원짜리 최상A급 할리데이비슨 XR1200 커스텀(2009년식)이 1500만원에 나왔다. 최상급 2013년형 야마하 티맥스 530은 1300만원이다. 400만원 상당 스즈키 익사이트 125(2013년식)은 185만원, BMW F650 CS는 430만원에 판매된다.
11번가는 고가 중고제품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을 겨냥해 전문업체 ‘바이크인포’가 보증하는 중고 오토바이만 판매하며, 구매 고객에게 이륜차 정비 협동조합이 보증하는 정비 및 관리 프리미엄 서비스(MMC) 혜택을 준다.
11번가 정건길 중고상품 담당MD는 “중고상품 구매 경험이 쌓이면서 신뢰도가 상승해 디지털가전은 물론 명품가방, 오토바이까지 중고 구매 범위가 확장되는 추세”라며 “앞으로 유아 전집이나 교구는 물론 공구, 시설 장비처럼 가격 부담이 컸던 품목을 중심으로 중고 상품을 대거 입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고거래는 모바일로도 확장되고 있다. 옥션은 중고거래 중 모바일 비중이 30%까지 확대되자 ‘중고장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새단장해 내놓았다. 구매자와 판매자에게 동시에 문턱을 낮춰 거래를 더욱 늘리겠다는 계산이다.
옥션은 중고장터 앱을 통해 3분 안에 상품을 등록할 수 있도록 등록 절차를 간소화해 판매자를 늘리는 정책을 쓰고 있다. 구매자 입장에서도 검색 결과를 판매자랭킹인기도현재가등록시간 등 원하는 기준에 따라 정렬할 수 있도록 했고, 물량이 한정된 중고상품 특성에 맞게 관심 키워드를 등록하면 해당 상품이 등록될 때 실시간 알림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옥션 김영은 모바일 팀장은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꾸준히 증가하는 중고거래를 모바일기기로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중고장터 앱을 개편했다”며 “모바일 중고거래가 급증하면서 경매에 강한 옥션의 장점을 이번 모바일 앱 개편에 반영하는 한편 안전거래 시스템, 택배 추적 등 오픈마켓 장점을 모바일기기를 이용한 중고거래에서 강화해 알뜰고객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