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재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철피아'(철도+마피아)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광재(58) 전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이 4일 한강에 투신자살하기 전 남긴 메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광재 전 이사장은 이날 새벽 3시 30분께 서울 광진구 자양동 잠실대교 전망대에서 한강으로 몸을 던졌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망대에는 김광재 전 이사장의 것으로 보이는 양복 상의와 구두, 휴대전화, 지갑 등이 남아 있었다.
이외에 16㎝ 크기의 수첩 세 쪽에 걸쳐 작성된 유서도 발견됐다. 유서에는 "미안하다.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독일에서 레일체결장치를 수입해 납품하는 AVT가 호남고속철도 궤도공사에 납품업체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김 전 이사장을 비롯한 공단 임원들이 뇌물을 받고 특혜를 줬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벌여왔다.
이와 관련해 김광재 전 이사장은 한강에 투신하기 전까지 심적인 압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재 전 이사장은 제2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철도청 순천지방철도청 장성역 역장과 교통부 국제협력과 과장, 건설교통부 수송물류정책과 과장, 국토해양부 운항기획관, 캐나다 주몬트리올 총영사관 운항기획관을 거쳐 국토해양부 해운정책관, 물류정책관, 항공정책실 실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1년 8월 4대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에 올랐다.
그는 이사장에 취임 후 '남아도는 시설 없는 경제설계' 등 6대 경영방침을 세우고 사업비 아끼기에 팔을 걷었다. 그 결실로 2004년 철도공단 출범 후 처음으로 2011년 말 금융 빚 6000억원을 줄이고 부채도 415억원을 갚았다. 이어 지난해엔 금융 빚을 8000억원 줄이면서 800억원의 순수부채도 정리했다.
그러나 검찰이 '철도 마피아' 비리를 수사하던 중 호남고속철도 궤도공사에서 특정 납품업체가 특혜를 받거나 업체선정 과정에서 담합이 저질러진 정황을 포착하면서 김광재 전 이사장의 말로도 불행하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