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채권단들이 전방위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부제철에 이어 동부메탈도 유동성 위기가 심상찮다는 분위기가 감지되자 주채권은행이 하나은행이 지난 27일 채권단 회의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메탈은 전체 채무 5000억원 가운데 채권단 보유액이 2600억원에 그쳐 채권단 중심의 공동관리가 만만치 않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동부메탈의 자구계획안 이행이 만족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까지도 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동부그룹은 동부CNI에 이달 도래하는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물량을 갚기 위해 IT 사업부문을 분리해 계열 금융사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동부CNI가 IT 부문 분리 매각하면 1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 달에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지 못하면 워크아웃이 우려되는 동부CNI의 상황이 호전된 것”이라며 “실제 7일 돌아오는 200억원은 자체 상환이 가능하고, 14일에 돌아오는 채권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200억원을 갖고 있어 실제로는 100억원만 필요해 무난히 넘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난항을 거듭중인 동부제철의 구조조정 방향이 30일 채권단회의를 통해 확정돼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채권단은 그동안 회사채 차환 발행에 난색을 표한 신보와 협의를 통해 지원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낸 뒤 30일 열리는 채권단 회의에서 동부제철 구조조정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신보가 끝내 자율협약을 거부하면 동부제철은 워크아웃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채권단은 동부제철이 인천공항 및 동부당진발전 패키지 매각이 무산되며 유동성 위기를 맞자 자율협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신보가 동부제철 회사채의 신속인수제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자율협약 추진이 진통을 겪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