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지난해 7월 독일 마인츠에서 ‘기술경영’을 강조한 ‘마인츠 선언’을 한 지 1년 뒤. 만도의 기술 경쟁력 강화가 결실을 맺고 있다.
만도는 2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미원(密雲)개발구에서 ‘만도 중국 R&D센터(MRC)’ 준공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정 회장을 비롯 신사현 만도 부회장, 권영세 주중 한국대사, 왕해신 베이징시 미원현장, 김태윤 베이징현대차 총경리, 장원기 한국상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에 준공된 연구소는 1만3000㎡ 부지에 지상 5층 규모로 세웠으며 260명의 연구원이 연구업무를 수행한다. 이 곳은 만도가 2003년 6월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설립한 ‘만도베이징연구소’를 확장, 이전한 연구센터다.
MRC는 17만8000㎡ 규모의 실차 시험장을 갖췄다. 또한 중국 최북단 헤이룽장성(黑龍江省)에 위치한 동계시험장을 활용해 중국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만도가 중국에서 R&D 투자 확대는 기술력 강화와 세계 최대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중장기적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준공식에서 “만도는 지난 2년간 R&D 투자가 매출액 대비 4%대였으나 올해는 4.6%로 확대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5%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만도의 세계화 전략에서 역점을 두는 것은 생산 현지화뿐 아니라 R&D의 지역별 특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만도는 현지화 전략도 강화한다. MRC의 연구원 260명 중 90%는 현지 인력을 채용했다. 이를 통해 중국 고객사에 특화된 현지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지 고객 비율도 늘린다. 만도는 현재 상하이GM, 창안기차, 상하이기차, 광저우기차 등 현지 고객사에 자동차 샤시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해 있는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비율이 70%대로 아직까지는 현지 고객 비율이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현지 업체들이 제품 품질을 높이기 위해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해외업체의 부품 구매 비율을 늘리고 있다”며 “만도에게도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중국)= 최재혁 기자 freshph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