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결국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의 패키지 인수를 접었다. 사실상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 무엇보다 이번 인천공장 패키지 매각은 2조7000억원에 이르는 동부그룹 자구계획안의 핵심 매물로 매각 지연은 동부그룹 전체 구조조정 지연을 의미한다.
2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동부그룹의 패키지매각을 개별매각으로 전환하고 이달말까지 당진발전의 경쟁입찰을 개시한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개별 매각을 요청했던 동부그룹의 요청을 묵살한 터라 매각 지연에 따른 부담을 지게 됐다.
류희경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패키지 매각을 추진했던 배경에 대해 "1월부터 직·간접적으로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잠재 매수자를 접촉했으나 매수의향자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문제는 결국 매각 가격으로 동부 측은 1조5000억원을 기대했지만, 포스코는 8000억원 이하를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패키지 매각 무산으로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발전을 개별매각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즉시 착수하기로 했다. 우선 매입의향자가 많은 당진발전은 이달 중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절차를 즉시 개시한다.
당진발전은 매물 가치가 높게 평가되면서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입찰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동부패키지 인수를 포기한 포스코도 당진발전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개별 매각에 참여할 여지도 보이고 있다.
당진발전은 민간기업 중 최초로 석탄사업 발전을 허가받은 업체다. 오는 2015년 12월 말 100㎾급 석탄 화력발전소 설립을 완료하고 2016년 1월부터 본격적인 전력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016년부터 안정적 수익이 예상된다. 2019년 상업생산이 예정돼 있는 동양파워보다도 이른 시일 내에 성과를 안겨줄 수 있다. 동부제철의 경우는 채권단과 동부그룹과 협의해 향후 추진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문제는 잠재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은 동부제철 인천공장이다. 류 부행장은 "제철 인천공장은 채권단 및 동부그룹과 협의해 향후 추진방향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인천공장은 국내에는 잠재적 매입자가 없는 만큼 결국은 중국 등 해외 철강업체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에서 지금까지 이행된 자구안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매각(3100억원)과 동부특수강(1100억원), 당진항만(1500억원) 지분 매각이다. 이중 동부특수강 매각은 산업은행 사모투자펀드(PEF)에 최저금액으로 일단 매각하고 제3자에 매각되면 대금을 사후 정산하게끔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