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신평사… “독자신용등급 도입하라”

입력 2014-06-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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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신평사 등급조작 중징계 통보…모기업 후광 제외하고 등급 나눠야

국내 3대 신평사들이 회사채 발행기업 대상으로 신용등급을 돈 받고 판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신용평가업계에서는 독자신용등급 조기 도입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3대 신평사들이 신용등급 조작 관련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각 사 임직원에게 ‘문책경고’이상 중징계 계획을 통보했다. 금감원은 이들 신평사가 기업 신용등급 시기를 고의로 늦추거나 등급 부풀리기를 제안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신평사들의 주 수입원이 기업들의 평가 수수료인 탓에 대기업의 입김이 평가에 반영되는 구조가 이같은 사태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올 초 불거진 KT ENS 법정관리는 자체 채무상환 능력이 저조한데도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유로 대규모 사기대출 사건을 일으킨 대표적 사건이다. 이처럼 여러 문제가 불거지자 전문가들은 독자신용등급 도입에 한 목소리 내고 있다.

독자신용등급은 그룹이나 계열사의 지원 여부를 빼고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만 따져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이다.

앞서 지난해 도입이 추진됐지만 제도 도입에 따른 혼란으로 인한 시장의 우려와 반발에 막혀 무산됐다. 독자신용등급은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빼고 해당 기업의 재무상태만 평가해 신용등급을 부여하기 때문에 도입시 부실 기업, 우량 계열사 때문에 현재보다 공정한 기업 평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업들 역시 독자신용등급 결정이 외부에 구체적으로 공개 될 경우 신평사에 무리한 등급을 요청 할 수 없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것. 그러나 모기업의 후광을 활용할 수 없는 일부 기업은 독자신용등급 평가 도입시 정크본드로 추락할 수 있는 후폭풍도 만만치 않아 도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크레딧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포스코의 신용등급이 AAA에서 AA+로 강등되면서 계열사인 포스코 건설 회사채 수요 예측이 미달 되는 사례만 봐도 모기업의 신용평가가 자회사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다만 국내 신평사들이 그동안 모기업의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매긴 신용등급이 과대평가 돼 투자자의 피해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어 독자신용등급 도입이 하루 빨리 이뤄져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올해 업무보고에서 금융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실천계획으로 독자신용등급 제도를 내년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2년 3월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방안을 내놓으며 독자 신용등급과 외부 지원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최종 등급을 분리해 발표하는 방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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