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보험사가 계열 자산운용사에 위탁할 수 있는 운용자산 비중이 50% 이하로 제한되는 가운데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계열사 몰아주기가 여전히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은행, 증권, 보험사는 계열 자산운용사의 펀드 판매액이 연간 펀드 판매액의 50% 이하로 제한된다. 제도 시행이 임박했지만 일부 보험사는 50%를 초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현재 계열사에 운용을 위탁한 15개 생보사 중 PCA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50%를 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PCA생명은 계열사인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코리아에 99.99%를 위탁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65.64%를 위탁하고 있다.
생보사 중 가장 낮은 위탁 비중을 보이고 있는 동부생명(3.50%)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반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열 운용사의 비중이 80%를 넘어섰던 알리안츠생명은 45.66%까지 낮아졌다.
PCA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의 위탁비중이 높은 이유는 해외재간접펀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사는 펀드에 대해 운용사와 일임계약을 맺는다. 일임계약을 맺은 운용사는 펀드를 직접 운용하기도 하고, 재간접펀드(펀드오브펀드)로 운용하기도 한다.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이 계열 운용사에 돈을 맡기면 계열 운용사가 그 돈으로 해외재간접펀드를 골라 투자해 왔다.
하지만 재간접펀드를 위탁받은 운용사의 경우 최종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50%’룰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계열 운용사에 맡긴 것이다.
실제로 5월 말 기준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순자산(집합투자기구) 기준 계열사 비중은 각각 49.05%, 39.34%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 2개사가 해외재간접펀드 투자를 위해 일임 및 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대상이 계열 운용사인 만큼 일임 및 위탁 계약 체결 기준으로 보면 계열사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기게 된다.
금융 당국은 두 가지의 기준 모두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PCA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계열사 운용 비중을 이달 말까지 낮출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계열사가 해외재간접펀드를 운용하는 부분도 일감 몰아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계열사 비중이 50% 이상인 곳에 대해서는 지도를 통해 축소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