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이 처음 맞는 창립기념일, 조용하게 보내는 이유는?

입력 2014-05-30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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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올해도 창립기념일(6월1일)을 여느 때와 같이 조용히 보낼 예정이다. 이 날은 KT가 33번째 맞는 생일로 황창규<사진> KT 회장이 취임한 이후 처음 맞는 창립일이기도 하다.

KT가 설립 초기부터 창립기념일을 행사도 치르지 않는 ‘휴일’로 보낸 것은 아니다. 창립기념일 기념행사가 없어지고 창사에 대한 의미마저 임직원들 뇌리에서 본격적으로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창립기념일이 바뀐 2010년부터다.

당초 KT의 창립기념일은 KT의 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가 설립된 12월10일이었다. 1981년 설립된 한국전기통신공사는 2001년 12월 지금의 상호로 변경됐고 2002년 8월 민영화 기업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후 2009년 1월 KT 회장으로 취임한 이석채 회장은 같은 해 6월1일 KT-KTF를 합병시키며 통합 KT를 출범시켰다. 이 전 회장이 KTF와의 합병에 큰 의미를 두면서, 이듬해인 2010년부터 창립기념일을 합병일인 6월1일로 바꾼 것이다.

이때부터 창립기념일에 대한 의미가 더욱 퇴색됐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의견이다. 상당수 임직원들이 KT 모태인 한국전기통신공사 설립과 날짜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KT는 창립 30주년이었던 2011년도 그냥 지나갔다. 심지어 KT가 이동통신을 주력사업으로 삼으면서도 실제로는 비(非)이동통신 직원이 더 많다는 점에서 직원간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6월1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KT 내부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새롭게 변경된 창립기념일에 대한 호응도는 높지 않은 것 같다”며 “심지어 현재 창립기념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는 직원이 많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석채 전 회장의 흔적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KT가 새로운 회장의 경영스타일로 물들어가고 과정에서 창립기념일에 대한 큰 의미 부여는 여전히 없는 셈이다. 이석채 회장 시절의 정책 중 계승할 것은 그대로 가겠다고 선언한 황창규 회장이 이를 이어받아 당분간은 조용히 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한편 올해 3월 30주년을 맞은 SK텔레콤은 기념행사와 관련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출범 4년 째인 LG유플러스는 다가오는 내년 1월 5주년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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