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가 의료관광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불황으로 자산운용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의료관광을 미래 산업 육성과제로 선정한 만큼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의료관광 시장은 환자 수 기준 연평균 16.5% 성장하며 지속적으로 규모가 늘고 있다. 국내 의료관광 시장은 한류와 함께 최근 4년간 연평균 38.4%나 고속 성장했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지난 1월 15일 국내 최초로 개발한 외국인 환자 유치용 보험상품인 ‘외국인건강검진안심보험’을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고 의료관광사업에 뛰어들었다.
한국의 의료관광 사업은 2020년 외국인 환자가 1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의료사고 발생에 따른 보상문제가 골칫거리였다. 병원 입장에서 기존의 ‘의료사고배상책임보험’으로 보상을 하기 위해서는 의사(혹은 병원)의 과실을 인정해야 하는 단점이 있었고, 이는 병원의 명성에 치명적이어서 크고 작은 분쟁이 발생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건강검진 중 외국인 환자에게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병원의 과실 여부를 묻지 않고, 외국인 환자에게는 기왕증 여부를 묻지 않는 상품을 내놨다. 또 약관에서 보상하는 손해 발생 시 위로금 형식의 입원비를 일시에 주고, 추가로 입원치료를 하게 될 경우 입원기간(최대 10일)만큼 일당으로 지급한다.
아울러 메리츠화재는 대구광역시와 의료관광 보험상품 지원을 위한 업무제휴를 맺었다. 이를 통해 대구시 지원 아래 메리츠화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등록된 대구지역 외국인 환자 유치 의료기관 100여곳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보험상품을 제공할수 있게 됐다.
대구광역시 또한 메리츠화재와 시너지를 통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의료와 관광을 융합한 의료관광클러스터구축사업 공모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화재는 한국관광공사, 대한의료관광협의회와 공동으로 방한 의료관광객의 의료사고 및 분쟁에 대비한 의료사고배상책임보험 등 의료관광객 안심을 위한 보험 개발과 관련해 업무제휴를 체결했다.
동부화재는 의료관광객이 겪을 수 있는 의료사고에 대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소송의 경우에도 원활한 배상이 이뤄질 수 있는 배상책임보험을 개발, 의료관광객이 안심하고 찾을 수 있는 길을 함께 열어가는 데 앞장서기로 했다.
동부화재는 의료관광객을 위한 의료기관의 배상책임보험뿐 아니라 의료관광객 본인이 국내체류 활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제반 위험에 대해 안심 보장하는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외국인 성형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용상품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외국인 환자의 성형 관련 상품 개발을 위해 시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는 외국인 성형 환자의 비중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외국인 환자의 진료과별 현황에 따르면 내과와 성형외과의 비중이 2009년 4.4%에서 2012년 7.6%로 증가했다. 반면 건강검진 비중은 2009년 13.9%에서 2012년 11.6%로, 피부과는 9.3%에서 7.9%로 각각 감소했다.
보험사는 그동안 의료법 27조에 따라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유치업을 할 수 없었지만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 국내 보험사나 외국 보험사와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는 유치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삼성화재도 외국인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특히 외국인을 위한 한국 대표 손보사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해 △보험용어 및 상품가입 난이도 해소를 위한 보험상담 △통역서비스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현지인 수준의 컨설팅 역량을 보유한 외국인 전담 설계사를 선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올해 1분기 삼성화재의 외국인 피보험자는 4만3000명으로 2009년(1만5000명), 2012년 1분기(2만6000명) 대비 급격하게 늘었다.
한화생명은 저축보험 및 연금보험(연금저축 포함)에 대한 외국인 전용 상품설명서를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으로 제작해 제공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 전용 설계사 등의 서비스는 아직 시행하고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