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 외교에 적극 나서면서 국내 원전 수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오후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 공항에 안착했다. 1박3일로 짧게 기획된 이번 UAE 방문에서 박 대통령은 20일 우리나라가 UAE에 건설중인 원전1호기 원자로 설치 행사에 참석했다.
이 원전사업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한국이 프랑스와 일본 등을 제치고 따낸 186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원전 플랜트 사업이다. 지난 3월17일 마산항을 출발한 1400메가와트(MW)급 원자로는 지난달 30일 원전 건설지인 아부다비에 도착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1기의 경우 2017년 준공될 예정이고 나머지 3기는 2020년까지 완공될 계획이다.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원전운영사 설립 협상을 측면 지원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설치 행사에는 지난 2월 방한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아부다비 왕세제(왕위를 이어받을 왕의 동생)가 참석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으로 중동 원전사업의 메카를 자처하는 UAE와의 구체적인 협약이 도출될 공산이 크다. UAE 측에서 박 대통령의 참석을 간곡히 요청한 점 또한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이에 대해 "UAE는 한국형 원자로가 중동 지역에 설치되는 첫 번째 원자로란 점에서 굉장히 중요하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UAE 뿐 아니라 다른 중동 국가들에 대한 메시지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최근들어 원전수출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 중동지역의 진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참석하는 1기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근로자만 1600여명으로 향후 고용창출 효과는 10년간 11만명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UAE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베트남 원전 수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20%로 높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전은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서 원전 수출 로드쇼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 역시 2030년까지 100만㎾급 원전 10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1·2호기는 러시아가, 3·4호기는 일본이 수주했고 한국은 베트남 정부와 5·6호기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밖에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자국 내 사정으로 수주 결과를 미루고 있는 핀란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UAE 원전 수주 이후 터키 원전 등 이후 수출 경쟁에서 번번이 실패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낙관적 전망은 이르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