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석유수출 금지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차 석유파동 이후인 1975년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석유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해왔다. 그러나 셰일혁명에 원유 생산이 급증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유럽 에너지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이를 해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어니스트 모니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에서 열린 5차 클린에너지장관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석유수출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 내에서 정유처리하기에 부적합한 원유 생산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미국은 조만간 세계 최대 산유국에 올라설 전망이다. 그러나 미국이 아직까지 원유수출을 금지하면서 에너지시장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이 석유수출에 나서면 글로벌 유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정유산업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셰일유를 정유할 능력이 딸리는 것도 문제라고 WSJ는 덧붙였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셰일유는 대부분 유황성분이 적은 스위트오일이다. 반면 정유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캐나다와 중남미에서 생산되는 중유 처리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이에 대형 석유회사들은 정치권에 석유수출을 촉구해왔다.
다만 의회 일각에서 에너지 안보나 미국내 유가 인상을 우려해 여전히 수출에 반대하고 있고 환경보호론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석유수출 재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