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박’ 반란에 정점… 정몽준, 압도적 표차로 서울시장 후보 확정

입력 2014-05-1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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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 ‘비박·무계파’ 장악… 새정연도 친노·486·소장파 약진

6·4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에 정몽준 의원이 선출되면서 비주류 반란에 정점을 찍었다.

정 의원은 12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선출대회에서 전날 벌인 여론조사 결과와 대의원, 당원, 국민선거인단의 현장투표를 합산한 결과 4497표 중 71.1%인 3198표를 얻어 압승했다. 막판까지 ‘친박’(친박근혜) 마케팅을 벌였던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은 각각 958표와 341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정 의원은 새정치연합 후보인 박원순 시장과 본선에서 맞붙게 됐다.

정 의원은 후보수락연설에서 “김황식 후보의 경륜과 이혜훈 후보의 정책을 합해 6월4일 반드시 서울시를 탈환하겠다”며 “서울시민의 일자리와 복지를 챙기는 ‘일복’ 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경선을 끝으로 새누리당은 17개 광역 시도단체장 후보를 모두 확정했다. 경선 결과 17곳 가운데 비박(비박근혜)계 또는 무계파 후보가 12곳을 장악했다. 친박 후보가 선출된 곳은 5곳에 그쳤다.

계파별로 친이(친이명박)계는 서울(정몽준)과 대구(권영진), 울산(김기현), 경남(홍준표), 충북(윤진식), 강원(최흥집)에서, 소장파는 경기(남경필), 제주(원희룡), 무계파는 세종(유한식), 광주(이정재), 전남(이중효), 전북(박철곤)에서 공천권을 따냈다.

친박계는 부산(서병수)과 인천(유정복), 대전(박성효), 충남(정진석), 경북(김관용)에서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비주류인 친노(친노무현)계와 486·소장파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새정치연합은 13일 치러지는 전북지사 경선 1곳을 제외하고 16명의 후보를 확정한 상태다.

그룹별로 친노계는 세종(이춘희), 충남(안희정), 경남(김경수), 경기(김진표) 등 4곳을 차지했고, 486·소장파 역시 부산(김영춘), 인천(송영길), 대구(김부겸), 경북(오중기) 등 4곳에서 후보를 배출했다. 친안철수계(광주 윤장현, 제주 신구범)와 친손학규계(전남 이낙연, 충북 이시종)는 각각 2곳에 후보를 내는데 그쳤다. 이밖에 무계파에서 서울(박원순), 대전(권선택), 울산(이상범), 강원(최문순) 후보가 나왔다.

이번 경선 결과는 지방선거가 끝난 뒤 각 당내 권력구도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친박의 당 장악력이 급속히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향후 당대표 경선과 차기 대권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친이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분위기는 향후 당대표 선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당대표마저 비박계에서 나온다면 당내 힘의 균형도 깨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문재인 의원과 안희정 충남지사 등 친노그룹으로 대권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반면 한 때 대권주자 지지율 1위였던 안철수 공동대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 대표가 광주에 윤장현 후보를 무리하게 전략공천하면서 당 안팎으로 비난이 거센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선거가 끝나도 당분간 후유증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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