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과 지방 토지 경매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제주, 대구 등 지방 주요 지역의 토지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0%를 넘어섰고 감정가에 육박한 곳도 속출하고 있는 반면 수도권의 낙찰가율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토지 경매 낙찰가율 격차도 13년만에 가장 크게 벌어졌다.
1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4월 토지 경매 낙찰가율은 지방 70.5%, 수도권 54.7%로 두 권역의 낙찰가율 격차가 15.8%포인트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경매 낙찰가율 격차가 15%포인트 이상 벌어진 것은 2001년 이후 처음이다. 2010년 1.1%포인트에 그쳤던 지방과 수도권의 낙찰가율 격차는 2011년 4.7%, 2012년 13.3%, 2013년 14.8%포인트까지 벌어졌고 올해 15%포인트를 넘어섰다.
토지 경매 낙찰가율은 2000년 초반까지 수도권이 지방보다 훨씬 높았으나 2010년부터 지방의 낙찰가율이 수도권을 앞질렀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약세를 보인 반면 지방은 주택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지방의 경우 낙찰가율이 90∼100%를 웃도는 고가 낙찰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토지 낙찰가율은 제주도가 108.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제주도는 최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계 자본의 투자 증가로 땅값이 강세를 보이면서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도 72.6%를 기록했다. 지난달 경매로 나온 73건의 가운데 53건이 낙찰된 것이다.
최근 주택시장이 활황인 대구도 토지 낙찰가율이 103.7%를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18일 대구지법에서 경매 진행된 대구 수성구 중동의 1009㎡ 대지는 감정가(34억9000만원)보다 훨씬 높은 40억490만원(낙찰가율 115%)에 낙찰됐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가격이 안정세인 수도권과 달리 지방의 주택·토지 등 부동산 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토지 경매시장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제주·대구·경북·광주 등 외국인 투자나 혁신도시 개발 등 호재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고가 낙찰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