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회장, 고비마다 ‘빚 털어내기’그룹 명맥 유지

입력 2014-04-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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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온바다→청해진 이름만 바꿔… 법정관리·출자전환으로 거액 탕감

세월호 참사의 실 소유주인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고비마다 빚을 털어내는 수법으로 재산을 불리고 그룹 명맥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이 지배하는 아이원아이홀딩스그룹의 전신인 세모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를 앞두고 16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 처리됐다. 당시 세모그룹 부도 사유는 어음결제 자금부족으로 알려졌는데, 부도직후 집계된 그룹 여신 3800억원과 비교할 때 결제 대금이 소액에 불과해 고의부도 의심을 사기도 했다.

세모그룹은 2년 뒤인 1999년 법원에서 법정관리 계획안이 인가됐으며 앞서 1998년에는 ㈜온바다가 설립돼 세모해운의 선박을 물려받아 여객선 사업을 재개했다. ㈜온바다 최대주주 김혜경 현 한국제약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1년에는 유 전 회장의 장남인 유대균씨가 김 대표 지분을 고스란히 가져가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세모그룹 법정관리가 개시된 1999년 2월에 청해진해운이 설립되고 2005년 10월 옛 세모의 조선사업부를 인수하면서 그룹이 재기했으며, 같은 시기 자본잠식에 빠져 있던 ㈜온바다는 출자전환 후 청해진해운에 인수됐다. 세모에서 온바다, 청해진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물려받은 선박으로 여객선 사업을 지속하고 법정관리와 출자전환으로 거액의 채무를 탕감받는 셈이다.

한편 세월호처럼 노후된 선박을 운용하다 고장나면 더 낡은 선박을 투입하는 파행 운영은 세모그룹 시절부터 반복됐다. 세모 시절에는 한강유람선 화재가 발생했으며 1995년에는 노후로 두둥실호가 운항 중단됐고 2001년에는 데모크라시 2·3호가 화재로 침몰했다.

또 세모조선소에서 1995년 말 건조된 세월따라호가 2006년 9월 고장으로 운항할 수 없게 되자 1995년 8월 건조돼 더 낡은 페가서스호를 대체 투입키도 했다. 여기에 구명장치가 작동하지 않은 것 역시 되풀이 돼 데모크라시 2호에선 세월호와 마찬가지로 구명뗏목이 불량이었고, 세월호의 자매호인 오하마나호는 구명장비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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