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회사채 차환 지원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KDB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 보유 회사채를 차환 지원 대상에서 제외키로 하면서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둘러싼 산은과 신용보증기금간 갈등이 막을 내리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산은 보유 회사채 제외 여부를 두고 산은과 신보가 불협화음을 내면서 회사채 차환 지원이 난항을 겪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과 신보 및 채권은행단 등으로 구성된 차환발행심사위원회는 최근 산은과 정금공의 회사채를 회사채 차환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의견을 모았다.
현재 산은, 신보 및 회사채안정화펀드에 참여하고 있는 금투업계, 거래소, 예탁원, 증금, 금투협회 등 증권유관기관과 증권사 5곳 등 차심위 참여 기관들은 이에 대한 동의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산은과 정금공이 보유 중인 회사채는 차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정리했다”며 “이는 차심위 협약 개정 만으로 가능한 사항으로 현재 차심위 참여 금융기관들의 동의 여부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과 정금공이 차환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 기업들 중 상당수 기업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탓에 회사채 차환 지원제가 이들 정책금융기관에 특혜를 제공하고 있다는 불만이 지속 제기돼 왔다.
특히 산은과 신보의 갈등이 두드러졌다. 지난 2월에는 3월 만기예정인 1800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회사채 차환을 놓고, 이후 3월에는 4월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상당의 동부제철에 대한 회사채 차환 지원을 놀고 두 기관간 줄다리기 양상이 펼쳐졌다.
신보는 회사채 차환 지원으로 산은의 책임분은 줄어드는 반면 다른 채권금융기관의 부담은 늘어난다는 입장을 보였고 산은은 금융당국이 정해 놓은 회사채 차환 지원제도의 틀에 따라 지원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차심위가 산은과 정금공 보유 회사채를 차환 지원 대상에서 빼기로 하면서 앞으로 회사채 차환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동부제철이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차환 지원을 신청한 상태다. 한진해운도 오는 6월과 9월 각각 만기예정인 회사채 600억원과 1500억원에 대해 차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차심위 관계자는 “동부제철에 대해서는 산은·정금공 회사채 제외 건에 대한 동의 여부와 상관 없이 계획대로 차환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