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세월호 애도 동참하는 기업들 -송영록 산업부 기자

입력 2014-04-2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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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은 팬택이 전략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2’를 세상에 처음 공개하는 날이었다.

하지만 이날 상암동 팬택 사옥에는 적막만 흘렀다. 세월호 침몰 사고 애도에 동참하기 위해서 행사를 연기한 까닭이다. 팬택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긴 상황에서 팬택 임직원도 깊은 애도를 표하고자 한다”며 “베가 아이언2의 미디어데이 일정은 추후 다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5월 초 출시 예정인 ‘베가 아이언2’는 팬택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제품이다. 팬택은 지난해 영업손실 2971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하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을 통해 1~2월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1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됐으나, 이통사 영업정지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팬택은 출시를 앞둔 ‘베가 아이언2’를 미리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이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비극적인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애도가 먼저라는 판단에서 행사 연기를 선택했다.

이처럼 애도에 동참하는 기업은 팬택뿐이 아니다. 전자, 유통, 금융 등 분야를 막론하고 4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국내에서 개최하려던 행사나 이벤트를 취소한 채 슬픔을 나누고 있다. 매일 수없이 쏟아지던 보도자료도 줄었다. 부득이하게 자료를 내야 할 때도 모델이 웃고 있는 사진은 배제하고 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대한민국은 비통함에 빠졌다. 희생자 명단 앞에서 기념촬영을 시도하는 등 보이기에 급급한 일부 공무원과 정치인들의 행동도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영업 활동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을 알면서도 조용히 애도에 동참하고 있다. 선거철만 되면 대기업을 비난하기에 바쁜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이번 일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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