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는 한국의 정치 및 기업문화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의 윌리엄 페섹 칼럼리스트는 21일(현지시간) ‘페리 재난은 한국의 약점을 노출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세월호의 비극은 한국이 정치와 기업문화의 사각지대를 돌아봐야 한다는 ‘경종(wakeup call)’을 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섹은 “한국인이 자신을 보는 가장 핵심적인 견해는 ‘빨리빨리’라는 개념”이라며 “1950년대 전쟁의 폐허 속에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가운데 한국은 일어섰으며 지난 10년간 기술ㆍ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주도하는 나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슬픔과 비난, 질식할 것 같은 답답함 등으로 가득한 세월호 관련 뉴스는 한국 성장신화에 깊은 균열을 노출시켰다고 페섹은 지적했다.
페섹은 “탈출 당시의 혼란과 선원들의 탈출, 정부의 불안할 정도로 취약한 위기관리 능력들을 보면서 도대체 첨단기술과 자랑스런 민주주의를 이룩했던 한국에 이런 참사가 일어난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아무리 경제가 일류여도 정부가 위기 상황 속에서 삼류라는 것을 드러낸다면 의미가 없다”고 꼬집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속도가 빨라서 한국 국민이 더 행복해졌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이제 한국 정부가 경제적 성공을 따라잡을 때가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자주 입에 올리는 ‘안전’‘원칙’‘책임’ 등 그럴 듯한 말들이 이번 위기에서는 (실천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2일 사설에서 세월호 참사로 한국의 안전 불감증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일구는 등 경제적으로 선진국 지위를 구축했으나 1990년대 백화점과 다리 붕괴, 올 들어 경주리조트 붕괴와 세월호 침몰 등 대형사고가 유난히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사설은 “한국에 효율과 이익을 우선시하면서 성장과 경쟁 논리가 안전대책을 뒷전으로 미루게 하는 풍조는 없었나”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도 21일 “한국 정부와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며 “각 정부기관이 제각각 움직이고 각종 악성 댓글과 유언비어가 판을 치는 것은 한국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일본 언론들은 5년 전 침몰했으나 선장과 선원들의 빠른 대처로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던 ‘아리아케호’사고와 세월호 참사를 비교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