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제82차 월례토론회에서 ‘한국에서 기업 하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브래드 벅월터 ADT코리아 사장은 ‘기업에 대한 지나친 규제 문제’를 언급했다. 반면 나카지마 도오루 한국미쓰이물산 사장은 ‘예측 불가능한 세무조사’를 지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투자 전 안정성과 수익성, 성장성을 꼽는다. 이 가운데 안정성이란 예측 가능함을 의미한다. 예측 가능한 투자는 처음 투자를 시작하는 이들에게 중요한 요소다. 외국 기업에도 마찬가지다. 한국 투자를 결정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예측 가능성이다. 그러나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를 위한 예측 가능성은 충분히 확보돼 있지 않은 상태다.
현재 한국 기업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한 세무조사와 감사를 받고 있다. 특정 업계는 수년간 지속적으로 감사 대상이 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적용 법규 역시 자주 바뀐다. 외국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이유다. 빈번한 세무조사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 일관성이 없는 것도 큰 문제다.
2013년 11월, 국세청은 올해부터 정기적, 수시적 기업 세무조사를 5000억원 이상의 대기업에서 3000억원 이상 기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세무조사 비율이 전체 기업 중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미국 1.47%, 일본 4.67%에 비해 낮은 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일본의 세무조사나 감사는 마약 테러 자금과 같은 검은돈을 추적하려는 목적에서 시행되는 경우가 많고 이 역시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일관성은 보장된다.
그렇다면 외국 기업의 국내 유치를 위한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세무조사와 감사 분야가 어떻게 개선돼야 할까.
우선, 세무조사 및 감사 시행 절차를 표준화하고, 감사의 일관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감사제도는 그 법규가 빈번하게 변화하고 지역에 따라 소급 적용되는 등 기업 경영의 혼란을 초래할 여지가 있다.
물론 현재 기업 감사와 관련한 국내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는 올해 기업 세무조사 기간을 5일 이내로 단축하고 기업이 원하는 기간에 실시하는 등 친기업적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기업 부담을 줄이는 세금 납부 방법도 적극적으로 안내하기로 했다.
이러한 예측 가능성은 투자를 부른다. 외국 기업의 국내 유치를 위해서는 예측 불가능한 세무조사 및 감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세무조사 및 감사의 개선과 완화를 통한 외국인 직접 투자 유치 확대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