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보당국이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가림막 설치와 차량 움직임 증가 등의 특이 징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북한이 오는 25~26일로 예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앞서 4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21일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의 특정 갱도에 가림막으로 보이는 물체가 설치되고 차량의 움직임이 몇 달 전보다 활발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은 차량 증가가 지난달 30일 북한 외무성이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을 예고한 이후 나온 구체적인 핵실험 징후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감행 시점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인민군 창건일이 겹친 오는 25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북한 움직임이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시점에서 대미 압박을 위장 전술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정보당국은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풍계리 서쪽 갱도에서 3차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남쪽 갱도 굴착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적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지 4차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춘 상태인 것이다.
한편 북한은 지난달 30일 “핵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핵실험도 배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성명을 비난함과 동시에 추가 핵실험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