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가 순차 영업정지에 돌입한 지난달 알뜰폰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알뜰폰 순증 가입자는 이통3사 중 단독 영업에 나선 SK텔레콤을 넘어서며 월 가입자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알뜰폰은 순증 가입자 7만3081명을 기록했다. 이는 이통3사 업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수치다.
순증가입자는 경쟁사에서 넘어온 가입자 수에서 경쟁사로 이탈한 가입자 수를 뺀 순수한 가입자 증가 수치로, 알뜰폰 업계가 이통3사 1위 사업자의 순증 가입자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뜰폰 선전은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등 대기업 계열사 업체들이 이끌었다.
CJ헬로비전은 지난달 가입자가 1만8583명 순증했다. 이통3사 영업정지 전인 지난 1월과 2월에는 각각 1만1981명, 8985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SK텔링크도 지난달 2만4961명의 순증 가입자를 기록했고, 앞선 1월과 2월에는 각각 1만8827명과 1만3586명의 순증가입자를 기록했다. 3월들어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의 순증가입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이통3사가 영업정지에 돌입함에 따른 반사이익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뜰폰 업계의 약진에 대해 알뜰폰 업체들은 확대 해석을 자제하는 눈치다. 알뜰폰 관계자는 “이통3사의 영업정지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KT와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를 당하자 오갈 데 없는 가입자들이 알뜰폰 시장으로 유입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통3사의 보조금이 극심했던 1월과 2월과 비교했을 때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이 정상적이던 지난해 12월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순차 영업정지에 돌입한 이통3사의 가입자는 큰 폭으로 줄었다. 특히 단독 영업에 나선 SK텔레콤의 가입자가 6만6981명 늘어나는데 그치며 알뜰폰에 밀렸다. 지난달부터 영업정지에 나섰던 KT와 LG유플러스는 큰 폭의 가입자 손실을 기록했다. KT는 지난달 12만3644명의 가입자를 모았지만 21만2481명을 잃어 8만9837명이 순감했다.
LG유플러스도 지난달 10만7860명을 유치했지만 15만8085명이 이탈해 총 5만225명의 가입자가 순감했다.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가입자 순감은 지난해 1월 이통3사 순차 영업정지 당시 이후 처음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정도면 영업정지 기간에도 불구하고 선방했다”며 “저렴한 요금제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가입자 손실을 최소화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