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관조명 전문기업 누리플랜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면서 2인의 대표가 등장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존 대표인 이상우 회장은 “M&A사냥꾼에게 당했다”며 가짜 주주총회 등기서류의 위법성에 문제를 제기했고 새 대표를 자처하는 하는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는 “가짜를 운운하는 것은 이상우 전 대표가 개인비리를 덮기 위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26일 누리플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4일 오전 9시 경기도 누리플랜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창업주이자 대표이사 회장인 이상우 씨의 단독 대표 체제와 이사선임 등의 의안을 통과시킨 뒤 같은 날 우호 4시 30분께 관할 법원 등기소에 변경등기를 신청했다. 이날 통과된 안건은 지난 7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주주총회 개최 공시를 통해 밝힌 창업주이자 대표이사 회장인 이상우 씨의 단독 대표 체제 안건이었다.
하지만 같은 날 누리플랜의 또 다른 주주총회가 열려 경영권 교체 등을 의결했다는 법인 변경 등기가 신청됐다. 새로운 회사 대표임은 자처한 인물은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다. 누리서울타워는 누리플랜이 9%, 장 대표가 91% 지분을 보유 중이다.
결국 두 개의 주주총회가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열렸고 장병수 누리서울타워 대표 측이 법인 변경 등기에 한발 앞서 대표이사가 바뀌게 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누리플랜 측은 “장병수는 누리플랜이 매출에 어려움을 겪던 작년 2월 M&A를 제안한 인물”이라며 “가짜로 만들어진 변경 등기부등본 내용을 무기로 용역을 동원, 이 회장의 출근을 저지하는 등 업무방해와 무자본 기업사냥꾼의 모습을 드러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 회장 측은 장 대표 측의 법인 변경 등기가 △대표이사는 물론 이사 선임 내용도 주주총회 소집공고에 공시된 내용과 다를 뿐 아니라 △법인인감을 위조(신규 인감 날인)했으며 △공증 변호사(법무법인 천우 임주용)도 기존 주주에 대한 확인 없이 공증해줬다는 답변을 받은 점 등 위법이 한두 곳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장 대표는 “이상우 전 대표의 개인비리를 덮기 위한 것”맞받아쳤다. 그는“주주로서의 권익 보호와 모든 주주님의 권익 실현을 위해 정당한 권리 행사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회장이 회사를 악용해 벌인 개인비리를 수습하기 위해 마치 적대적 M&A 공격을 받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고 이를 사실인 것처럼 기자회견까지 하는 말 그대로 파렴치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 대표는 이날 배포한 자료에서 경찰에 누리플랜으로 추정되는 회사의 차명계좌를 압수수색했다고 보도한 언론보도를 첨부하기도 하는 등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정기 주총 결과가 공시된 후에 확인된 사항에 대해서는 특별히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경영권 분쟁의 경우 자칫 어느 한쪽의 편을 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회사 내부적으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누리플랜은 1994년 설립되고 2010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도시경관전문기업이다. 국회의사당을 비롯 부산 광안대교, 거가대교 등 약 700여 건의 지자체 랜드마크 경관조명 프로젝트를 수행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