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자동차에 명품 프라다의 이름이 붙고, 스마트폰 회사와 카드 회사가 하나의 상품을 만든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산업계 협력 사례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종 산업과의 협업을 통한 신수요 창출에 적극 나섰다. 전자와 패션ㆍ자동차, 스마트폰과 금융, 자동차와 명품 등 협업 분야도 다양하다. 업계는 이를 통해 더 나은 아이디어를 얻고, ‘1+1=2+알파’의 가치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팬택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융·복합시대를 맞아 업종을 넘어선 협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협업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출시하는 스마트밴드 ‘기어 핏’의 패션 스트랩 개발을 스와로브스키와 함께하고 있다. 스와로브스키는 1895년 오스트리아에 세워진 패션 주얼리 업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기어 출시 직후부터 패션과의 접목을 강조했다. 지난해 서울패션위크에서는 피날레 무대를 갤럭시 기어 특별 주제로 꾸미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BMW 등 유명 자동차 업체와도 스마트카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탈리아의 커피 브랜드 일리카페와도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일리카페의 주요 매장에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를 비치하고, 일리카페는 삼성전자의 주요 전시장과 글로벌 행사장에서 우수한 품질의 커피를 제공한다.
전략 스마트폰을 함께 개발하는 팬택과 현대카드 사례도 주목할 만 하다. 기존에 출시된 스마트폰을 단순 변경하는 수준을 뛰어넘어 상품 브랜드 전략 및 사양, 개발의 모든 과정을 공동 진행한다. 이를 통해 팬택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현대카드는 휴대폰을 통해 고객들에게 ‘현대카드스러운’ 체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자동차와의 협업도 시도하고 있다. 현대카드가 ‘iF 디자인 어워즈 2014’에서 기아자동차의 경차 ‘레이’를 기반으로 제작한 콘셉트카 ‘마이택시’를 통해 금상을 수상한 게 대표적이다. iF 주최 측은 “금융회사가 이종 영역과의 협업을 통해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현대차는 2011년 명품업체 프라다와 손잡고 ‘제네시스 프라다’란 한정판 프리미엄 자동차를 출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아르마니, 프라다와 협업한 휴대폰을 내놓은 바 있다. 이는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새로운 가치 창출이라는 분석이다. 또 완구업체 영실업은 기아자동차를 모델로 내건 ‘또봇’을 제작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은 “협업은 산업과 분야의 장벽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며 “다양한 형태의 협업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