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에서 온 그대' 아시아 팬클럽 반박 논문 살펴보니, 중국시청자의 다양한 소비 취향 분석

입력 2014-03-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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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텔레비전 시청자의 드라마 소비 취향 지도' 논문

'별에서 온 그대' 아시아팬클럽이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및 아시아 연구소 강명구 교수의 '중국 텔레비전 시청자의 드라마 소비 취향 지도'라는 논문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해당 논문이 말하고자 하는 논점은 무엇일까.

논문집필 의도는 한류를 전반적인 대준문화의 지구화라는 전체적인 흐름 안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며 '중국의 대중문화 수용자들이 자국 드라마를 포함해 외국드라마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중국 시청자들의 드라마 소비 취향을 분석한 것이다.

홍콩과 대만, 미국, 일본, 한국, 태국 드라마의 시청상황을 분석했다.

설문조사는 2013년 1월 15일부터 22일 까지 일주일간 중국 북경에서 유학 중인 유학생 10명을 조사원으로 참여해 면대면 설문으로 이뤄졌다. 설문대상은 중국 북경에 거주하고 있는 20~50대까지 중국인 성인남녀 400명이다.

결과 중국 시청자가 가장 선호하는 수입드라마는 미국드라마로 47.6%다. 2위는 홍콩드라마(31.8%)다. 이밖에 한국드라마(28.2%), 대만드라마(15.8%), 일본드라마(10.2%), 태국드라마(3.6%)가 뒤를 이었다.

해당 논문은 앞서 연구된 기존문헌을 바탕으로 텔레비전 시청 안에서도 다양한 문화소비의 취향이 있을 것이라 추측하고 선호도에 따른 시청자층의 드라마 취향을 분석해 '드라마 소비 취향 프로파일'을 만들었다. 드라마는 중국시청자들이 선호하는 6개국 드라마 중에서 상위 순위 10개씩, 총 60개를 선정했다.

그 결과 4개의 특징적인 ‘취향 프로파일’(taste profiles)이 나타났다. (A)은 학력이 높지 않고 소득은 높은 층에서 나타나는 ‘현실적이고 논리적 감성', (B)은 학력과 소득이 높은 층에서 나타나는‘이성적이고 경쾌한 감성’, (C)는 학력과 소득이 낮은 층에서 나타나는 ‘비논리적/감정 과잉분출의 감성', (D)는 소득은 높지 않고 학력은 높은 층에서 나타나는 ‘로맨틱 트렌디 감성' 등 총 4개로 분류했다.

(A)그룹에는 중국드라마 '며느리의 아름다운 시절', '나혼시대', 한국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넝쿨째 들어온 당신' 등이 포함돼 있다.

(B)그룹에는 미국드라마 '빅뱅이론', 'CSI', '위기이 주부들', '로스트', '섹스 앤 더 시티', 일본드라마 '노다메칸다빌레', '호타쿠의 빛', 중국드라마 '잠복' 등이 있다.

(C)그룹에는 한국드라마 '천 번의 입맞춤', '조강지처클럽', '청담동 앨리스', 대만드라마 '아름다운 여자' 등이 속해있다.

(D)그룹에는 일본드라마 '꽃보다 남자', '고쿠센', 한국드라마 '씨티헌터' 중국드라마 '다혼가족' 등이 포진해있다.

해당 논문은 이를 분석하면서 "각 프로파일에 드러난 중국시청자들의 감성에 비추어 볼 때, 중국시청자들이 어느 나라의 드라마를 선호하고, 어느 장르의 드라마를 선호한다고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결과를 통해 중국시청자들이 하나의 취향집단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경제적∙문화적 자본으로 차별화되고, 다양한 드라마적 감성취향을 지닌 이질적 집단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적 이전에 개별 드라마들이 가지고 있는 텍스트적 특성, 거기에 담긴 스토리텔링과 전개방식 등에 따라 다른 취향프로파일을 구성할 수 있음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논문의 저자인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및 아시아 연구소 강명구 교수는 19일 이투데이에 "단순화 해서 보도된 것때문에 논란이 생겼다. 왜곡된 것"이라며 "논문의 의도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강 교수는 "중국에서 한류바람이 분다고 좋아만 한 것이 아니라 중국 시청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중국 시청자는 단일하지 않다. 다양하다. 분석 했더니 네개의 취향그룹이 나왔다"며 "학력과 소득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로맨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학력 높은 사람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공동저자인 서울대학교 아시아 연구소 신혜선 박사는 "국가와 장르 두가지를 같이 보면서 분석을 했다. 마치 나라만 본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고 "국가와 장르를 가지고 시청층의 취향을 알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조선일보

앞서 19일 조선일보 전면광고란에는 '별에서 온 그대 아시아 팬클럽'이라는 제목으로 글이 게재됐다. 이는 '별그대' 아시아 팬클럽이 강명구 교수의 '중국 텔레비전 시청자의 드라마 소비 취향 지도' 논문에 대해 반박하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게재된 글에 따르면 해당 논문에는 "중국의 학력과 소득 수준이 모두 높은 사람들은 이성적이고 즐거운 미국드라마를 선호하는 반면 학력과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은 논리성이 없고 감정만 폭발하는 드라마를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별그대' 아시아 팬클럽은 "틀렸다. 우리는 한국드라마를 좋아하고 도민준 교수님을 좋아한다"며 "3월 21일 도민준 교수님이 참여하는 고지력 사람들의 예능프로그램 '최강두뇌'를 함께 시청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어 "만일 이번 시청인구가 1억명을 돌파한다면 강교수님께서 도민준 교수님께 사과하고, 팬들에게 사과하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말하는 도민준 교수는 '별에서 온 그대'에 출연한 김수현의 극 중 캐릭터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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