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시장 침체다. 임대 소득에 대한 과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택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졌고, 이에 따라 주택거래가 냉각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각종 주택 매매거래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부터 유지돼 온 상승세가 한풀 꺾인 양상이다. 발표만으로도 이 정도니 막상 정책이 시행되면 얼마나 큰 타격이 올지 걱정된다.
또 다른 문제는 이번 정책이 이율배반적이고 급진적이라는 데 있다. 현 시장 상황에서 ‘주택거래 활성화’와 ‘과세 투명화’를 한꺼번에 잡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온갖 주택구입자금 지원책을 내놓으면서 주택 구입을 독려했던 정부다. 불과 수개월 만에 입장을 180도 바꿔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을 강화하겠다니, 정부를 믿고 주택을 매입한 이들로서는 분노를 금치 못할 일이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 역시 바닥으로 떨어졌다. 애초에 주택임대차 시장 선진화 방안은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지원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세입자의 세제혜택이 고스란히 집주인의 세금 부담으로 전가될 것이란 사실을 정부만 몰랐던 듯 싶다. ‘책상머리’ 정책이라는 비아냥에도 정부가 입을 함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정부는 아직 위기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 기재부와 국토부는 입이라도 맞춘듯 “추가 보완조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이 요동치자 단 일주일 만에 보완대책을 만들어 발표할 땐 언제고, 이제 더이상 정책을 바꾸거나 보완할 생각이 없다니 이 무슨 아집인가.
대다수 전문가들이 이번 정책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주택거래 감소 △임대료 상승 △세금회피를 위한 편법 난무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부는 문제가 커지기 전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 추가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결자해지’의 각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