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이 DNA를 이용해 과수 잎사귀 하나로 쉽게 품종을 가려낼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국내외 묘목의 불법 유통을 막을 수 있게 됐다.
농진청 과수과에서는 과수 묘목의 잎이나 과실 등 형태적 특성의 조사 없이 소량의 잎 조직만으로도 쉽고 정확하게 품종을 구분할 수 있는 DNA를 이용한 과수 품종판별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고 13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묘목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과수 묘목들은 1∼2년생의 어린나무로 주로 겨울철에 거래되는데 이때는 과실이 달리지 않고 품종 고유의 특성이 나타나지 않아 외관상으로 정확한 품종구분이 어렵다.
또 새품종들은 소수의 기존 품종을 양친으로 사용한 경우가 많아 유전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형태적 형질만으로 품종 구별이 쉽지 않다.
따라서 잎에서 추출한 DNA를 이용해 사과 13종, 배 19종, 감 15종, 포도 16종, 복숭아 19종의 총 82종의 분자마커를 개발했다. 이 분자마커 조합에 의해 현재 재배되고 있는 대부분의 주요 사과, 배, 감, 포도, 복숭아 5과종의 총 178품종 판별이 가능해진다.
이 기술은 과수 잎이 없는 겨울철에는 가지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하기 때문에 생육시기에 관계없이 언제나 이용할 수 있고 또 간단한 실험기기만 갖춘 실험실에서도 분석 가능하다.
이번 시스템 확립으로 농진청은 육종가의 권리 보호와 국내외 묘목의 불법 유통을 막아 묘목 유통 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인명 농진청 과수과 과장은 “이 기술은 국내 육성 신품종의 국외 무단유출을 방지해 품종 육성가의 권리를 보호하고 품종혼입으로 발생하는 분쟁을 최소화해 과수 묘목시장의 유통 안정화를 위한 과학적인 품종인증 시스템으로 이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