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재영號 비상경영위 가동…비즈니스 마인드 전격도입

입력 2014-02-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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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융부채 증가속도 크게 줄어…민관 공동택지개발 등 사업방식 다각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기업의 경영정상화 추진 시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이재영 LH 사장은 “공기업인 LH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임대주택 건설 등 정책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부채문제 해결이 급선무”라며 재무구조 개선 전략 추진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특히 “부채해결을 위해서는 과거의 대량개발, 대량공급 시대의 방식과 철저하게 결별해야 한다”며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자세로 사업방식, 사업프로세스, 사업모델을 비롯해 업무행태까지 국민이 원하고, 국민이 필요로 하는 방향에 맞추어 새롭게 변화하고 철저히 개혁할 것”이라며 스스로 변화를 강도 높게 주문해왔다. 총 141조에 달하는 부채를 떠 앉고 있는 만큼 비상경영 등 강력한 개혁 추진을 통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의미다.

◆"스스로 환골탈퇴 해야"...비상경영위원회 가동 = LH는 지난해 7월부터 국토부와 함께 재무구조개선 및 경영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한 데 이어 최근 정부의 공기업 경영정상화 대책 추진에 따라 LH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 중이다. 무엇보다 조직, 인사, 재무 등 경영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단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비상경영위원회(경영진)와 경영정상화추진단(실무진)을 설치하는 한편, 실질적으로 부채관리와 방만경영요소 등을 제거하기 위한 내실경영추진방안을 시행하는데 전 직원의 역량을 결집시켜 나가고 있다고 LH는 설명했다.

지난 19일 LH본사 7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1차 비상경영회의에서 이재영 사장은 “지금은 공사의 운명을 가늠할 위기의 순간”이라며 “경영정상화 방안이란 여기서 우리가 스스로 환골탈태해서 진정한 국민의 공기업으로서의 기반을 마련할지, 아니면 타의에 의해서 개혁 대상으로 퇴보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금융부채 증가 속도, 통합 후 3년 평균치의 5분의 1로 축소 = LH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금융부채가 전년 대비 1조8000원 증가한 105조7000원으로 예상된다. 이는 통합 이후 3년간 연 평균 10조원 가까이 증가하던 수치의 5분의 1수준이며, 통합이후 증가액 28조8000억원의 6%에 불과한 것이다.

이 같은 금융부채의 증가폭 축소는 재고자산 판매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LH의 토지?주택 등 보유자산 판매실적은 22조1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0% 가까이 대폭 상승했다.

이는 LH가 연초에 설정한 목표(20조4000억)를 초과 달성(108.3%)한 것이다. 이런 성과는 작년 6월 이재영 사장 취임이후 지역 및 사업본부에 판매목표를 명확히 제시하고, 22개 지역본부장 및 사업본부장이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해 책임경영체계를 구축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인센티브 차등지급을 실시하는 등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판매목표관리제도를 도입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LH는 보고 있다.

판매증가는 대금회수 실적제고로 이어져 작년 매각대금 회수를 통해 17억8000억원의 자체자금을 조달했다. 외부 차입금 규모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 LH측 설명이다.

LH는 임대주택 공급 등 정부 정책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재무적 토대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민간자본을 유치해 자체 사업비 부담을 완화하면서 민간건설부문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신규사업 투자시 의사결정 과정에 외부전문가 50% 이상 참여와 소사장제 도입 등 철저한 사업관리를 통해 재무안정의 기틀을 구축하고 있다.

◆민관 공동택지개발, 리츠활용임대주택 등 사업방식 다각화 적극 = 민관 공동택지개발, 리츠활용 임대주택건설, 대행개발 등 민간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사업방식 다각화에도 적극적이다. 그동안 LH 단독으로 사업을 수행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민간과 협업하는 방식을 전격 도입, 침체된 민간 건설부문에는 활력을 불어넣어 상생하고, LH는 행복주택, 주거복지 등 정책사업에 보다 집중한다는 것이다.

현재 LH가 추진 중인 사업방식 다각화는 리츠를 활용한 임대주택건설을 비롯해 주민참여형 환지방식, 공공-민간 공동개발, 대행개발(민간 토지 매매대급과 공사비 상계) 등이다.

LH는 일단 올해부터 연간사업비 18조~20조 원의 20%(3조6000억원~4조원)정도는 민간에서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 올해 하남미사(민-관공동개발), 화성동탄2ㆍ하남미사(리츠), 전주효천(환지방식) 등을 시범적으로 추진하고, 다른 사업지구로 확대 적용하기로 하는 등 현재 구체적인 대상 사업지구를 선정 중이다.

이재영 사장은 최근 가진 신년 업무보고 자리에서 “민간과 손은 더 많이 잡고, 몸은 더욱 낮출 것”을 주문하면서, “LH가 모든 주도권을 쥐고 독점적으로 사업하던 시대는 갔다”고 전제한 이사장은 “민간자본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리스크도 민간과 공동으로 부담하겠다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더욱 과감하고 신축적인 사업방식 다각화 추진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비즈니스 마인드 전격 도입...소사장제 시행 = 사업관리는 투명도를 높인다. 그동안 외부요구에 의해 사업을 추진하거나 정확한 수요추정이나 타당성 검토가 미흡해 사업추진이 지연되는 등의 문제로 경영악화가 초래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신규사업의 경우 사업추진에 앞서 타당성검증 기능을 강화하고, 투자의사 결정은 LH 단독이 아닌 외부전문가를 50% 이상 참여시켜 사업착수와 관리에 대한 객관성을 확보는 물론 지자체를 비롯한 외부 이해관계자의 요구에 합리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사업에 비즈니스 마인드도 전격 도입했다. 이를 위해 LH는 단위별 책임자가 사업 계획부터 판매, 예산, 인사 등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사업을 수행하는 소사장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제품기획, 보상, 시공, 판매기능을 종합해 일관성 있는 사업관리를 통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부문별 관리에 따른 비효율 제거 및 제품생산 및 판매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계획내용에 신속하게 피드백(eed back)하는 등 현장중심의 사업수행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진행사업 평가기능도 강화한다. LH는 집행 50%가 지난 시점에서 사업계획과 실제 진행상황을 검토하여 문제점이 발견되면 보완 후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그동안 직관과 경험에 기초하여 수요를 추정하던 방식을 탈피, 계량과 통계에 따라 수요를 정확히 추정하는 ‘신수요 예측 시스템’을 구축중이다. 이를 통해 권역별로 미착수 사업이나 미분양 등의 문제를 해소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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