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룡’ 구글이 세계 최대 인수·합병(M&A) 기업 자리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구글을 ‘딜 머신(deal machine)’으로 표현할 정도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월까지 3년 동안의 M&A 동향을 분석한 결과, 구글이 사들인 기업은 127개에 달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직전 3년 동안 인수한 기업보다 2배 늘어난 것이다.
구글이 그동안 M&A에 쏟아부은 돈은 176억 달러(약 18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제너럴일렉트릭(GE)의 199억 달러와 블랙스톤그룹의 623억 달러를 밑도는 것이지만 구글의 역사가 GE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래리 페이지 공동설립자는 지난 2011년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구글을 인터넷업체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구글이 보유한 엄청난 현금을 배경으로 ‘커넥티드 기기(connected device)’와 비즈니스 서비스,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구글이 보유한 현금은 지난해 4분기 기준 587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튀니지 경제 규모를 웃도는 것이다.
앞서 구글은 온라인 트래픽 또는 광고 관련 기업을 주로 인수했지만 최근에는 휴대전화와 인공지능기술 개발업체 등으로 업종을 확대하고 있다.
인수 규모 역시 커졌다. 앞서 구글의 인수기업 가치는 평균 10억 달러 정도였지만 지난 1월 사들인 네스트랩스의 인수가는 32억 달러였다.
구글은 하드웨어시장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했고 1월에는 인공지능개발업체인 딥마인드테크놀로지를 사들였다.
살먼 울라 메루스캐피탈 파트너는 “구글은 차기 매출원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과 현금을 투자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면서 “비전통적인 기업 인수에 대한 욕구가 커져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구글의 M&A사업부 규모는 지난 2년 동안 50% 확대됐다.
글로벌벤처캐피탈인 카난파트너스의 하마 이브러힘 파트너는 “구글은 ‘딜 머신’으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구글의 관심 사업이 방대해지고 있으며 최근 인수한 기업들은 광고 사업과 연관이 없는 다양한 업종”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공격적인 M&A가 중소기업들의 경쟁력을 저해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구글은 미국 검색시장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며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인 유튜브를 통해 1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구글의 독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마크 로텐버그 일렉트로닉프라이버스인포메이션센터 디렉터는 “구글의 M&A 움직임이 조사 대상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