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노예' 장애인…편지 한 통으로 극적 탈출 "무슨 사연이길래?"

입력 2014-02-0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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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전 노예

(출처=연합뉴스)
일자리를 소개시켜 준다는 말에 낯선 이를 따라나섰다가 외딴 섬에 갇혀 수년간 강제노역을 해온 장애인들이 극적으로 구출됐다.

6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지적장애를 앓고 있는 채모(48)씨는 일자리를 소개시켜 준다는 말에 속아 지난 2008년 전라남도 목포의 직업소개소 직원 고모(70)씨를 따라 신안군의 한 외딴 섬 염전에서 5년간 감금생활을 했다.

이때만 해도 채씨는 노예처럼 부려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염전 운영자인 홍모(48)씨는 채씨를 하루 5시간도 채 재우지 않으면서 소금 생산은 물론 벼농사, 신축건물 공사 잡일, 각종 집안일을 시키면서도 월급 한 푼 주지 않았다.

채씨는 외딴섬에 갇혀 수년간 노예처럼 일만 했고, 시각장애 5급인 김모(40)씨도 2012년 7월부터 같은 염전에서 채씨와 함께 일했다.

2000년에 과도한 카드빚을 지게 된 김씨는 10여 년 공사장을 전전하며 서울 영등포역 근처에서 노숙생활을 해오다 꼬임에 빠져들었다.

2012년 7월 노숙자 무료급식소에서 만난 직업소개업자 이모(63)씨가 좋은 일자리를 구해주겠다고 하자 그 말을 믿고 이씨를 따라갔다가 그 역시 섬에 갇혔다.

고된 염전 노동과 폭행에 지친 김씨는 채씨와 함께 섬에서 빠져나오려고 여러차례 탈출을 시도했지만 매번 발각돼 매질을 당했고 겁에 질려 탈출을 시도할 수 없었다고.

그러던 중 김씨가 홍씨의 감시를 피해 '섬에 팔려와 도망갈 수 없으니 구출해달라'는 편지를 어머니(66)에게 보냈고, 신고를 받은 경찰이 탐문에 나서고서야 이들은 노예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경찰은 이들을 유인한 직업소개소 직원인 고씨와 홍씨를 영리약취·유인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먹여주고 재워주겠다'는 말에 속아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강제로 일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관계기관에 합동 전수조사를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염전 노예' 장애인 소식에 네티즌은 "'염전 노예' 장애인, 정말 불쌍하다" "'염전 노예' 장애인, 사람의 탈을 쓰고 어떻게..." "'염전 노예' 장애인, 무서운 세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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