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전남 여수 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해 보인 처신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안이한 대처에 이어 부적절한 언행이 도마에 오르면서 윤 장관의 ‘자질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다시금 커지고 있다.
윤 장관은 지난 1일 사고 현장을 찾아 여수 주민들 앞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손으로 코와 입을 가리면서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었는데…”라고 했다.
이러한 언행이 피해로 고통받는 주민들 앞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윤 장관은 사과보다는 황당한 해명으로 대응했다.
윤 장관은 3일 직접 한 방송에 나와 “독감 때문에 기침이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막았다. 냄새 때문에 막았다고 이야기는 오해”라면서 “사고난 지점에는 냄새가 나지 않았는데 북서풍이 불면서 냄새가 나긴 했다. 꼭 기름뿐 아니라 증유가 섞여 있어 냄새가 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 장관의 발언엔 “오늘은 멀쩡한데 그날만 독감이었나”, “어떤 독감약 먹었는지 알려달라, 약효 참 좋은 것 같다” 등 네티즌의 비아냥이 이어졌다.
윤 장관의 안이한 대처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앞서 정홍원 국무총리가 지난달 31일 사고가 나자 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기름 유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힘써달라’고 적극적인 조처를 요구했는데도 윤 장관은 사고 다음 날 현장을 방문했다. 그리고는 사고 현장에서 “보상 문제는 원유사하고 보험회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원유 유출양 추정 실패를 비롯해 해수부 차원의 초동 대처 역시 늦었다는 비판에도 그는 “GS칼텍스 측에 자체 방제팀이 바로 펜스를 치고 방제작업을 해서 그렇게 심각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초동 대처가 빨리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방제대책반, 수습대책반을 다 만들었고 빨리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장관의 해명이 설령 모두 사실이더라도 피해를 입고 절망에 빠진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먼저 고개를 숙이는 것이 순서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소 뻔뻔해보이기까지 한 윤 장관의 언행이 ‘개인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한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국민 탓’ 발언에 이어 국민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형국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윤 장관은 이미 지난해 4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나라 항만 권역의 수’ 등 해양정책과 관련한 기본적인 질문들에도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자질 부족 논란에 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