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냄새 때문에 남모르게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대화에 자신감을 잃고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도 심심찮다. 서울대치과병원에 따르면 일반인의 25~30%가 구취 문제로 지속적으로 속병을 앓고 있다. 그만큼 흔하게 겪는 구강질환이다.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책은 없을까?
서울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구강클리닉 박희경 교수의 도움말로 구취의 원인과 해법을 알아본다.'
◇ 잇몸질환, 충치, 사랑니 염증 등 구강위생 불량이 원인
입에서 냄새가 나는지 안 나는지 손쉽게 확인하는 자가진단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아침에 일어나 깨끗한 종이컵에 숨을 내쉬어 컵 안의 냄새를 직접 맡아보거나 손을 깨끗이 씻고 손등을 핥아 냄새를 확인한다. 또는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빼내어 냄새를 맡아보는 것이다.
입 냄새가 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 구강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구강질환을 일으키는 입안 세균이 입속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며 휘발성 황화합물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지독한 입 냄새를 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혀에 쌓인 백태와 구강건조증도 구강질환과 잇몸질환을 유발해 구취를 발생시킨다.
틀니나 입안 보철물, 충전물 또한 입 냄새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틀니·보철물과 치아 사이에 생긴 미세한 틈에 세균이 서식하면서 구취를 유발한다.
사랑니도 입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랑니 주위는 칫솔질이 어렵다. 인접 치아와의 공간에는 음식물 찌꺼기도 끼기 쉽다. 사랑니로 말미암아 입 냄새가 발생하는 이유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실 때, 마늘이나 양파 같은 음식을 먹을 때도 일시적으로 입 냄새가 날 수 있다.
치과의사의 검진을 통해서도 입안 구취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편도선이나 축농증, 비염과 같은 코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기에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역류성 식도염, 당뇨, 위장질환, 신장 질환, 간질환 등이 있어도 고유의 냄새가 날 수 있다.'
◇ "입 냄새를 줄이려면 입안 청결이 우선"…"구강청결제 남용하면 오히려 구취 악화"
이처럼 구취의 원인이 다양하지만 입 냄새를 줄이려면 우선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올바른 칫솔질은 기본이다. 평소 치실과 치간치솔을 사용하거나 혓바닥을 뒤쪽까지 잘 닦아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도 권장된다. 구강에 염증이 있으면 치료하고 식단을 개선해 구강건강을 지켜야 한다. 입안이 건조해지고 냄새가 나면 물을 충분히 마시고 무설탕 껌을 씹어 침샘을 자극해주거나 인공타액을 사용할 필요도 있다.
그렇지만 입 냄새를 방지할 목적으로 구강청결제를 지나치게 많이 쓰면 오히려 역작용을 낳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구강청결제에 들어 있는 알코올로 말미암아 입안이 더 건조해지면서 구취가 더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구취를 효과적으로 없애려면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전문 구취제거 제품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박희경 교수는 "구취는 많은 사람이 갖는 흔한 질병으로 전신건강마저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주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구강건강을 관리하는 게 먹는 즐거움을 오래도록 누릴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