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장단, '장자의 우화'에서 배우다

입력 2014-01-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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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최고경영자들이 22일 김형철 연세대학교 철학과 교수로부터 장자(莊子)의 우화를 인용한 혁신의 철학 강의를 들었다.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그룹 사장단회의에 강사로 초빙된 김 교수는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세상은 언제나 변하고 변화에 자신을 맞춰가야 한다"며 "자기 혁신이 없으면 절대로 세상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대부분 문제의 원인을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는 식으로 외부로 돌리는데,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발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항상 일어나는 세상의 변화를 탓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원리를 장자에 나오는 '사마귀 우화'에 비유해 설명했다.

어느날 장자가 과일나무에 내려앉은 까치를 활로 쏘려고 하는데, 까치는 사마귀를 잡느라 정신이 팔려 자신이 죽을 줄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그 사마귀는 근처의 매미를 잡느라 까치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고, 매미는 나무 그늘에서 늘어지게 우느라 사마귀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장자 산목(山木) 편에 나오는 이 우화는 눈앞의 작은 이익만을 쫓다가는 더 큰 이익을 놓치거나 위험에 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김 교수는 당장 무엇이 이익인가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이익 때문에 놓치는 기회비용과 생기는 불이익을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사물이나 사건 간의 이해관계는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그 변화를 읽고 쫓아가지 못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아가 혁신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실패하는 원인을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조언했다.

"혁신은 정치다. 혁신을 통해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혜택을 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기존 제도로 이익을 보던 쪽에 불이익이 생기고 불만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시차(time lag)로부터 혁신을 지켜내야 한다. 그걸 못하면 혁신은 없다."

김 교수는 이날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강연 내용을 소개하면서 참석한 삼성 사장단이 깊이 공감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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